여권 싱크탱크 "정부 자영업 대책이 오히려 신용불량자 양산할 수도"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모임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가 정부의 자영업 지원 대책에 대해 "오히려 신용불량자 양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구조적인 문제를 파고 들지 않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대출만 해줘서는 위기를 더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최근 '2020 대한민국 자영업 보고서'를 통해 "당장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은 필요하지만, 위기가 구조적 원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영업을 유지시키기 위한 지원 대책은 경계할 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소매업과 음식업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의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더 가속화된 것으로, 이미 그 이전부터 구조적으로 몰락해 왔다"면서 "유동성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현재 상황을 역전시키거나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확률은 낮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초저금리 대출을 통해 사업을 이어간다고 해도 결국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오히려 신용불량자 양산을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에게 초저금리 긴급경영자금 공급, 보증 지원 등 금융 대책을 펼쳐왔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도 유동성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10조원 규모 융자와 보증 등 지원책이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자영업자 대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지난 2월 신용평가 기관인 나이스(NICE)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2019년 10월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해, 가계대출 시장 증가율 4%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또 2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한 자영업자는 47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계기로 자영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이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제언한다"면서 "청년 취업이 어렵다고 해서 경험 없이 창업을 장려하는 것은 지양돼야 하며, 은퇴자를 중심으로는 적절한 고령층 맞춤형 일자리 정책을 수립해 소매업이나 음식업 같이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것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한 임금노동시장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섣부른 운영자금 대출이 오히려 그나마 청장년 시기 축적한 재산을 탕진하고 빚더미에 앉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게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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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래연구소는 민주당 내 개혁 성향 모임인 '더좋은미래'의 싱크탱크로 2015년 설립됐으며, 원혜영 전 의원이 이사장, 우상호 의원이 소장을 맡고 있다. 남인순, 박홍근, 홍익표 등 의원들도 이사회 구성원이다.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정책위원장과 19대 국회의원, 금융감독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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