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부사장으로 불려도 보수·처우 우대 없었다면 근로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회사에서 임원으로 있으면서도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등 실제 다른 직원들과 처우 등이 같았다면 사측이 그를 근로자로 보고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A씨가 보험계리법인 B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의 임원이라고 해도 지위가 형식적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며 보수를 받았다면 그런 임원은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A씨는 부사장으로 불렸지만 보수, 처우 등에서 다른 보험계리사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우대를 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를 비롯한 주주사원들은 실적에 근거해 이익배당을 받은 게 아니라 편차가 거의 없는 비슷한 수준의 고정 급여를 받았을 뿐"이라며 "주주사원들이 B사의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03년 B사에 입사해 프리랜서 형태의 보험계리사로 일하면서 급여를 사업소득 형태로 받았다.
일정한 시간에 사무실로 출근하며 매달 같은 날에 일정 액수의 급여를 받기도 했다. 다만 4대 보험에 가입하지는 않았다. 2006년에는 A씨가 B사에 출자해 사원이 됐고 B사는 2014년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조직을 변경했다.
이후 A씨는 2015년 12월까지의 퇴직금 6577만5000원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명목상 프리랜서나 임원의 지위에 있었지만 사실상 일반 근로자와 같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 등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던 보험계리사들도 사무실로 정시 출퇴근을 하고 매월 20일에 일정한 액수의 급여가 지급됐다"며 A씨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A씨는 일정 기간 유한회사의 출자좌수를 취득한 사원의 지위에 있었다. 유한회사의 사원은 종속적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청구액의 절반 수준인 3369만1140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2심은 A씨가 입사 초기부터 관리자로 근무했다고 보인다며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가 2005년부터 설립자를 대신해 업무를 총괄했고 근로자보다는 주주에 가까운 주주사원이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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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설립자가 이민을 간 후 A씨가 그를 대신해 업무를 총괄했고 부사장으로 호칭됐다"며 "B사는 직원 급여를 회사계정에서 지급하고 주주사원에 대한 용역비는 다른 계정에서 집행했는데 A씨는 주주사원 계정에서 용역비를 수령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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