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에 코로나 뇌관
1분기 NIM 1.46%로 역대 최저
담보ㆍ전세대출 추가 규제에 주담대 이자수익도 영향

2020년 금융산업은 큰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몇 년간의 역대급 잔치를 끝내고 현재는 생존과 직결된 시험대에 올라선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금융까지 동반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의 생존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네이버, 카카오 등 첨단기술을 등에 업은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로 기존 금융사들은 전례 없는 위기와 도전의 순간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생각하는 한국 금융산업의 문제점과 업종별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5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주>

[위기의 한국 금융]전통 수익구조 한계…'디지털뱅킹 강화'만이 살길
AD
원본보기 아이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와 이에 따른 초저금리의 고착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공습 및 핀테크(금융기술) 시장 팽창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은행들이 기로에 섰다. 뚝뚝 떨어지는 금리, 악화하는 수익성, 코로나19 금융지원 부실의 뇌관은 은행이 전통적 방식의 여ㆍ수신, 수수료 중심 영업만으로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


◆수익성 악화에 장사 없다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악화일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NIM은 1.71%로 지난해 동기 대비 0.15%포인트 하락했고 신한은행은 1.61%로 0.20%포인트 뒷걸음질했다. 하나은행은 1.55%로 0.16%포인트, 우리은행은 1.52%로 0.1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국내은행 전체의 1분기 NIM은 1.46%로 역대 최저다. 코로나19의 영향에 특히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의 지난 4월 말 연체율은 0.57%다.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금융당국의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이 순식간에 극대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4개 시중은행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74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063억원) 대비 17.8%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이익 감소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수수료 이익은 펀드ㆍ방카슈랑스ㆍ신탁 등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런데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이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 등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4개 은행의 지난 4월 말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17조4639억원으로 지난해 4월 말(20조9060억원)에 견줘 16.5% 감소했다.


0.5%로 떨어진 기준금리 등의 영향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저금리는 1%대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자수익으로 다른 부문의 손실을 상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전날 주택 매매ㆍ임대 사업자의 주담대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부동산 시장 추가 규제책을 발표했다.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전세대출을 받은 후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하면 대출금을 즉시 회수하는 방안도 담겼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6년 이후 4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30~40%씩 폭발적으로 늘었고 현재 담보대출ㆍ집단대출ㆍ전세대출 등 주택관련 대출 중 전세대출 비중이 20%에 육박한다"며 "(전세대출 관련 규제의) 파급력이 다소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기의 한국 금융]전통 수익구조 한계…'디지털뱅킹 강화'만이 살길 원본보기 아이콘

◆상시화된 구조조정, 불붙는 디지털 혁신 경쟁 = 전통적 영업환경에 대한 구조조정도 가속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15개 영업점의 영업을 종료한다. 신한은행 또한 다음 달 중 4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3525개이던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4개 시중은행의 전국 영업점은 이미 지난 5월 말 3441개로 84개나 줄었다.


첨단 IT 기술과 기동성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흐름도 은행을 옥죄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포인트 적립과 예치금 수익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네이버통장'으로 금융에 더 깊숙이 발을 들여놓았다. 카카오페이도 하나은행과 협업해 모바일 통장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작한 금융영토의 확장을 이들이 거들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해외 송금 분야에서 핀테크 기업이 기존 은행들의 파이를 잠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업을 중심으로 금융업 전반이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섰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들은 다양한 방식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디지털 혁신으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업무 전반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거나 업무 프로세스의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뱅킹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AD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응 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은행들이 몰두하고 있다"면서 "개방형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꾸준히 발굴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힘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