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과학원 아태·국제전략연구원 리샹양 원장에게 듣는다
①미중 관계 악화, 오히려 한중 협력 넓힐 기회의 장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후 국가 과제로 적극 추진중인 신기건(新基建ㆍ신인프라 건설)에 주목하라. 여기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중국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를 기록,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경험했다. 미국과의 무역갈등과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전례없는 경제위기 속에서 중국은 지난달 열린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대적인 경기부양과 신산업 육성 정책 방향을 밝히며 지금의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야 할까. 리샹양(李向陽)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ㆍ국제전략연구원 원장은 중국 정부가 국가과제로 적극 추진 중인 '신기건'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韓 포스트 코로나 中 국가사업 신기건(新基建)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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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원장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 방향이 중국 진출 외국계 기업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경제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개혁개방의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은 중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진출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 원장은 지난달 11일 중국 공산당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신시대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개선 가속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해 재산권 제도와 시장을 통한 생산요소 분배를 보완하는데 중점을 둔 개혁 방식을 강조하고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개방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 넓은 범위와 영역, 더 깊은 차원의 전면 개방을 실시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中 진출 보장"=그가 개방의 근거로 든 것은 지난 1일 중국이 무역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에 방점을 찍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었다.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실시방안을 제시했는데, 리 원장은 이에 대해 "외국계 기업이 중국 시장으로 진입하는데 있어 더욱 넓은 공간과 제도적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거시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외부 수요하락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신기건'을 국내 투자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수단으로 삼겠다고 재차 강조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행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비해 '신기건'은 기술혁신을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어떤 시기에 '신기건'은 중국 산업발전의 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기건'은 5G 기지국, 신에너지차ㆍ충전소, 빅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산업인터넷, 특고압, 도시 간 및 시내 철도 교통 등 7대 영역과 관련된 산업체인을 포함한다.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국내외 투자 유치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 만큼 중국 진출을 원하거나 확대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미ㆍ중 갈등 불구, 韓ㆍ中 협력 더 넓어질 것=최근 중국과 미국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리 원장은 "첨단산업 발전 분위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유럽 등이 우려하는 중국제조2025 전략에 대해 "산업발전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향일 뿐"이라면서 "발전 주체는 시장 매커니즘에 입각한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미ㆍ중 갈등에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 그는 오히려 한국이 산업적으로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 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에 따라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전반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은 같은 지역의 밸류체인에 있으며 이미 비교적 높은 상호의존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세안이 중국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된 것만 봐도 높은 상호의존도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첨단기술 영역에 있어 한국기업들은 뚜렷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신기건' 투자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계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만큼, 양국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더 많아질 것이란 얘기"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자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전히 중국이 외국계 기업 투자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임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점점 더 많은 선진국들이 리쇼어링 정책의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바이러스가 국가의 산업에 새로운 도전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리쇼어링 정책의 실행 가능성은 세계화의 발전 방향과 글로벌 밸류체인의 패러다임 변화에 달려있다"면서 "중국 경제발전에 있어 새로운 도전임에 틀림없지만 최종 소비시장을 중국에 두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에 있어서는 리쇼어링과 탈중국화를 실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中 산업체인, 다른 개도국 보다 우위=그는 외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배경으로 개방적인 정책방향 뿐 아니라 여전히 큰 경제성장 잠재력과 거대한 소비시장을 꼽았다.


리 원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을 인용해 "2020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5.2%에 그치지만 중국 경제는 아직 1%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1~2년 안에 코로나19 백신을 대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중국의 경제성장은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끝까지 투자자들을 상대로 중국 세일즈에 공을 들였다.


"중국 경제가 가장 우세한 점은 거대한 소비시장이고, 지난 10년동안 중국 소비 수요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중국의 노동비용우위는 사라지고 있지만 산업체인은 많은 개발도상국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견지한다면 국제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히 큰 매력이 될 것이다."


▶리샹양(李向陽)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ㆍ국제전략연구원 원장은?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CASS) 소속 리상양 원장은 국제경제 권위자다. 글로벌 경제체제와 중국 경제발전 전략에 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1962년 12월 허난성 출생으로 1983년 중국 중앙재정금융학원(현 중앙재경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5~1998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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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까지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세계경제ㆍ정치연구원에 머물렀으며, 이후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ㆍ국제전략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연구원장직을 맡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경제 질서' '아시아경제성장 및 지역 경제협력 발전 형세' 아시아 지역경제 협력이론 및 실천' 등에 대해 연구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세계경제 형세의 분석과 전망' 시리즈 및 '글로벌화와 세계 경제' '기업과 시장 제도' 등이 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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