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명분·실리 챙겼지만…법사위 여전히 평행선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국회 원구성 법정 시한었던 8일까지 상임위원장 선출에 실패한 여야가 '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별위원회(정수조정특위)' 구성에 합의하면서 협상 기간을 연장했다. 특위 가동 기간 원구성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원구성 법정 시한은 지키지 못했지만 정수 조정 특위 구성을 합의함으로써 관계 악화보다 협치 시도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으로선 향후 표결 강행의 명분을 얻었고, 야당은 협상에서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실리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원구성 데드라인까지 남은 시간은 사흘 가량이다. 전날 박병석 국회의장은 양당에 상임위원회 명단 제출을 시한을 12일로 못박으면서 원구성 협상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여야는 일단 협상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정수 조정 특위를 가동한다. 특위의 핵심 쟁점 역시 법제사법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앞서 법제사법위원회를 사법위와 법제위로 분할하고, 이중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법제위는 여야가 1년 또는 2년에 한 번씩 번갈아 위원장직을 맡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사법위를 일반 상임위로 두고 법원과 검찰, 헌법재판소 등 피감기관을 담당하며, 법제위는 예결위처럼 의원 50명 규모의 상설 특위로 구성해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담당하자는 것이다.
여당의 수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사위 분리 방안 의도가 의심된다. 위원장 선출과 법사위 개혁은 별개"라며 "야당이 시간 끈다고 결과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무책임한 시간 끌기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합의 불발시 상임위 명단 제출을 거부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야간 상임위원장 배분이 안되면 상임위원 배정표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사위는 일방 독주를 못하게 하고 길목을 지키는 위원회인데 지금까지의 관행대로 야당에 줘야 한다는 것이 박영선 전 민주당 의원의 얘기였다"며 "그것을 이제 와서 입장 바뀌었다고 낡은 관행이라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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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날선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 당 사정에 따른 막판 합의 도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통합당 내에선 원구성 협상에 당력을 소모하는 데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있다. 통합당 초선 개혁모임 '초심만리' 소속 한 의원은 "협상은 끝까지 해야 되지만 국민들 시각으로 보면 법사위가 뭔지도, 왜 싸우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라며 "국회로 들어가서 법과 정책의 질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경우 상임위 독식 후에도 차기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짊어지게 된다는 부담감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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