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억제조치로 5.3억명 감염 막아…조치 없었다면 韓 3800만 걸렸을 것"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억제 조치가 없었더라면 한국, 미국,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란 등 6개국에서 5억3000만명이 감염에 노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10명 가운데 7명꼴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직장 폐쇄, 여행 금지 등이 대규모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얘기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연구진은 8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에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실었다. 연구진은 6개국에서 1717개의 데이터를 받아 코로나19 확산 억제 정책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나라는 강력한 억제 조치와 함께 총 6200만명이 검사를 받아 양성 판정을 받는 일을 피했다고 추정했다. 감염됐지만 검사를 받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넘어가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약 5억3000만명이 적극적인 억제 정책의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억제 정책이 없었다면 코로나19의 초기 전파는 하루 약 38%의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였을 것"이라면서 "감염 억제 정책이 이런 증가를 상당히 많이 늦췄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에서만 2억8500만명이 감염을 피했으며 미국은 6000만명, 이란은 5400만명, 이탈리아는 4900만명, 프랑스는 4500만명으로 추정됐다. 한국은 3800만명이 억제 조치로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 주민등록 인구가 5185만여명이던 점을 감안하면 인구 10명 중 7명(73.3%) 이상이 억제 조치로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있던 것이다.
솔로몬 시앙 UC버클리 글로벌정책연구소장은 "(억제) 정책 없이는 4~5월에 매우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세계적 대응이 단기간 내에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결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연구진도 이날 네이처에 영국을 포함한 유럽 11개국에서 봉쇄령이 310만명의 목숨을 구했고 감염률을 평균 82%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지금까지 연구대상 국가 인구의 약 3∼4%만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금은 이 전염병의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집단면역에 도달하기까지 아직도 멀었다. 만약 모든 개입과 사전 조치가 지켜지지 않으면 재확산의 위험은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나라를 영원히 봉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일부 조치를 시행하는 한에서 경제 활동을 어느 정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WP는 이번 연구 결과가 "공격적이고 전례 없는 봉쇄령이 방대한 경제적 타격과 실직을 낳기는 했지만 코로나19의 기하급수적 확산을 멈추는 데는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휴교 조치는 억제 효과를 크게 거뒀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휴교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