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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業풀기]①브라질리언 왁싱은 되고, 문신은 안되고?

최종수정 2020.06.12 10:59 기사입력 2020.06.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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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기업들의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혼자 힘으로 버틸 수 없어 동종 업계 지인과 사무실을 합치거나 공동으로 창업하고자 해도 법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른바 '규제장벽'이다.


이럴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이 '옴부즈만(Ombudsman)'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옴부즈만 지원단은 무려 5328건의 민원을 해결했다. 하루 평균 15건의 민원을 해결한 셈이다. '한국에서 사업하기가 이렇게 어려울까'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도대체 이 많은 민원을 어떻게 해결했을까'라는 놀라움이 더 컸다.

매주 일요일 연재할 [꼬인業풀기]는 기업인들의 생존을 위협했던 규제장벽과 이를 풀어낸 과정에 대한 소개다. [편집자 주]


#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A씨는 도제식으로 문신 시술을 배워 2012년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타투숍을 개업했다. 그러나 A씨에게 문신 시술을 받은 고객 부모들의 신고로 적게는 8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게 됐다. 벌금을 내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운영적자로 A씨는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


A씨가 벌금을 낸 이유는 의료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의료법 27조에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반영구 화장과 문신 등 의료행위를 한 것은 불법이다.

문제는 이런 법 조항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와 미용업계 등에 따르면, 반영구 화장(눈썹문신, 아이라인 등)을 포함해 몸에 한 번이라도 문신을 새기는 사람들이 1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병원에서 몸에 문신을 새겨주지 않는만큼 이들 13000만명의 대부분은 타투숍이나 사설 업체에서 시술을 받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미용학원과 전문 시술사들은 도제식으로 문신 시술에 대한 교육·훈련을 시키고 있다. 불법행위를 정규 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1988년 이후 무려 여섯 번이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해 단속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등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내부적으로도 혼란을 겪고 있다. 1992년 눈썹문신은 의료행위라는 대법원의 판례로 인해 문신은 여전히 불법의 영역에 속해 있지만, 2015년 고용노동부는 타투이스트를 신직업으로 선정, 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1300만명이라는 통계수치가 말해주는 것처럼 반영구 화장이나 문신 시술은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법은 아직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위생이나 보건 관련 기준을 세울 수가 없어 오히려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홍대와 이태원 일대에서 활동하는 타투이스트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원룸 등에서 간판도 없이 영업하고 있고, 불법이다 보니 위생기준도 없다. 시술자가 바늘 등 시술기구를 매번 소득하지 않거나, 재사용해도 양심에 호소하는 것 외 제지할 다른 방도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브라질리언 왁싱이 유행하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브라질리언 왁싱은 피부에 일정한 자극을 가해 제모를 한다는 점에서 눈썹문신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또 제모에 필요한 도구를 제대로 소독하지 않고 사용해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브라질리언 왁싱은 합법이고, 문신 시술은 불법인 것이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지난해 10월 1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관련 내용을 상정, 반영구 화장 등은 미용업소 등에서도 시술이 가능하도록 요청했고, 현재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올해 말까지 문신 시술 중 안전과 위생 위험이 낮은 분야에 대해서는 비의료인의 시술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료법 개정을 통해 반영구 화장과 문신 시술 등을 합법화하고, 공중위생관리법에는 문신 시술자의 자격과 교육, 준수사항 등 구체적 내용을 명시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부터 '타투숍'이란 간판을 내걸고 당당하게 영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기 옴부즈만 관계자는 "변화의 추세에 맞게 의료법이든 공중위생법이든 문신 시술을 합법화 대상으로 판단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면서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보건위생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게 합법적 위생적으로 관리를 잘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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