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옥석 가리기 스타트
ETF 등 중위험 상품 수요 증가 전망
금, 달러 등 실물자산 우세하단 예측도

차세대 주도군은 'IT, 소프트웨어'
내년 실적 선반영, 하반기 강세 기대
해외주식은 중국보다 미국 선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투자지형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1%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은 갈곳을 잃었다. 기존 20조원대 투자자예탁금이 47조원대으로 폭증한 것은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기고서부터다. 고삐풀린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 자금은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머니무브'가 시작됐다. 코스피 폭락장에서 개인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형주를 싹쓸이했다.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릴 정도의 위세로 공격적인 매집을 이어간 덕분에 지수는 어느덧 2000선 가까이 왔다.


향후 시장의 초점은 '포스트 코로나'다. 코로나가 비대면(언택트) 문화와 4차산업 혁명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유망 투자처와 시장을 이끌 주도업종, 자금의 흐름 변화 등을 파악하기 위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7인에게 물었다.

◆포스트 코로나, 주식이 가장 유망= 최근 아시아경제신문이 국내 증권사 17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14명은 코로나 이후 유망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당분간 초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장산업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가 증시만한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상장지수펀드(ETF)나 달러화채권 등의 중위험 중수익 상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자산이 금융시장으로 옮겨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좋은 자산을 골고루 담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핵심이며, 특히 국내에만 올인하는 것보다 글로벌 초우량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추후 엄청난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대변혁]투자 大지각변동…해외는 못가도 해외주식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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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는 '최저 1650선, 최고 2300선'으로 전망했다. 다만 4월까지는 각국의 정책 대응 효과로 글로벌 증시 반등 속도가 가팔랐지만, 5월 이후부터는 경제활동 정상화 시기가 국가별로 달라질 수 있어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다. 대신증권은 5월 단기 속도조절은 2차 상승을 위한 매물 소화 과정으로 보고 이후 코스피가 22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 반면 키움증권과 교보증권 등은 코스피 상단을 2100~2200선으로 잡되, 연말로 갈수록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을 감안해 상승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는 금 또는 달러화 채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등의 실물자산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헤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 이후 증시는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를 둘 것"이라며 "전세계에 풀린 유동성은 부동산과 금 등의 실물자산 가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ㆍ소프트웨어 외 주도주는= 투자처를 증권시장으로만 한정했을 때, 코로나19 이후의 증시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도군은 어디일까. 센터장 17명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종목 중 'IT 및 소프트웨어'(11명)가 가장 우세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내세우는 경기 부양책의 주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언택트 트렌드와 더불어 5G 등 관련 수요 증가, 중국의 7대 신인프라 정책과 한국판 뉴딜정책을 비롯한 미국ㆍ유럽 등의 잇단 IT인프라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4차 산업혁명 사이클을 앞당기는 주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도 코로나로 지연됐던 IT 투자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이연수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주목됐다. 내년 실적을 선반영할 수 있는 하반기에 주가 강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 수혜 업종으로 부각된 것은 '헬스케어'(5명)다. 향후 질병에 대한 대응, 안정적인 의약품 수급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진단키트 등 실제 수혜가 높은 건강관리 종목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해외주식 비중을 넓힐만한 국가로는 중국보다 미국이 꼽혔다. 5월초 기준, 국내 투자가들의 해외주식 거래액은 약 50조원으로 이미 작년 한 해 규모를 넘었다. 센터장 14명은 미국을 가장 유망한 해외 국가로 선택했다. 글로벌 1등 기업들이 포진해있다는 점에서 코로나 이후의 보복적 수요 확대가 가장 빨리 반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유망종목으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테슬라, 알파벳, 엔비디아, 구글 등도 꼽혔다.


◆두 얼굴의 개미…다양한 투자자 혼재= 코로나19 이후 증시로 쏠린 개인의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투기'로 볼 게 아니라 '스마트머니'의 유입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투자패턴이 단기에서 장기 투자로 변하고 있고,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동시에 안정성도 함께 추구하려는 경향도 보이며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42조73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은 24조~25조원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작년 12월 27조원, 올 1월 28조원으로 증가하더니 2월에는 31조원을 넘어서 4월1일에는 47조원까지 폭증했다. 개인들의 증시 투자금이 20조원 순증했다는 것은 '저성장 시대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당연한 투자 행동의 결과'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코스피 지수와 원유가격 급등락에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인덱스 매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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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ㆍ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조건적으로 특정 지수나 상품가격이 급락하면 관련 ETF로 수급이 쏠리는데, 이보다 해당 지수의 저점과 고점에 대한 합리적인 타깃 수준이 먼저 설정돼야한다"면서 "스마트개미가 불나방으로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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