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기면 나는 꼭 '꿈이 무엇인 지'를 질문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면담을 할 때도 빠트리지 않고 하는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을 받게 되면 대부분은 머뭇거리다가 직장에서 맡고 싶은 직무나 승진을 통해 오르고 싶은 직위로 대답한다. 수줍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거나 무작정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사람도 가끔 만난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고 싶은 '삶의 목표'도 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조금 다른 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먼 타국 뉴질랜드에서 아들 셋을 키우면서 나이 마흔에 법대에 지원했었다. 그 당시 나는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대부분의 지인들은 사서 고생한다며 만류했었다. 망설임과 주저함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끌리듯 지원서를 냈고 다행히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첫 학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릴 수 없어서, 법학개론 서적을 미리 구입하여 법대 도서관에 자리 잡고 책을 읽어 내려갈 때 그 가슴 두근거림은 아직도 생생하다. "바로 이거야,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거야" 영혼 깊숙한 곳에서 기쁨이 솟구쳐올라 왔다. 그 이후 3년간 이어진 법공부는 결코 쉽지 않았지만, 단 한번도 후회를 해본 적은 없었다. 너무 힘에 겨워 주저 않고 싶을 때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뉴질랜드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지금 건설회사에서 계약 업무를 보고 있다. 대형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회사에서는 클레임 담당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했는데 처음 단 세 명만이 모여 있었던, 어찌 보면 보잘 것 없는 팀의 일원이 되어 함께 일하고 싶다고 자원하면서 내 가슴은 또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클레임 관련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꼭 해보고 싶었고 잘 할 수 있을 거란 이해하기 어려운 자신감도 있었다. 그 이후 7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건설 현장을 다니며 클레임 서류를 작성하고 수 개월 심지어 수 년에 걸친 협상을 하면서 꿋꿋이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꿈이 가진 힘 때문이다.
성경에는 요셉이란 인물이 나온다. 요셉은 어릴 적 자다가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신에게 절을 하는 꿈을 꾸게 되는데, 이는 자신의 열한 명의 형들과 부모보다 요셉 자신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해몽이 되었다. 이로 인해 요섭은 형들에게 미움을 받게 되고 결국 이집트의 노예로 팔려 나갔다. 요셉은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면서도 단 한번도 원망하지 않고 늘 주어진 현실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바로 요셉이 어릴 적 꾸었던 꿈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 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요셉은 왕의 꿈을 해석해 주면서 이집트의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되고, 그렇게 결국 꿈은 이루어 지게 된다.
꿈은 지금 현재의 자리에서 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얻고 싶은 목표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이성이나 이치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가끔은 현재의 내가 처한 상황이나 조건을 따져 볼 때 황당해 보이기도 하며, 남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이해시키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가슴 깊숙한 곳에서 두근거림이 시작되면 그것은 에너지가 되고 열정이 된다.
가슴에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이미 자라나기 시작한 꿈을 짓밟는 상황을 맞닥뜨려도 스스로 꿈의 뿌리를 뽑지 않는 한 꿈은 자란다. 지쳐서 주저 앉아 있다 가도 또 다시 일어나 가던 길을 마저 가게 만들고 힘들어도 힘듦을 이겨내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꿈이 가진 힘이다. 새로운 계절, 새 봄을 맞아 꿈이 없어 무너진 누군가의 가슴 속에도 새순처럼 꿈이 솟아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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