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하루 생산량 750만배럴" 전격 발표
코로나 2차 확산 우려에 WTI는 2.4%↓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전격적으로 추가 감산을 선언했다. 국제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사우디, 100만배럴 추가 감산…18년만에 생산량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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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사우디는 6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850만배럴에서 750만배럴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가 일일 원유 생산량을 800만배럴 이하로 낮춘 것은 2002년 이후 18년 만이다. 사우디와 함께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근 산유국도 일일 원유 생산량을 각각 8만배럴과 1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이날 사우디의 감산 선언은 재정 악화로 긴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에서 추가로 원유 생산량을 줄여 유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다른 산유국의 추가 감산을 유도한다는 의도도 담겼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 결정으로 원유시장의 리밸런싱(재조정) 과정이 촉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3월 러시아 등과 유가 전쟁을 벌이며 하루 원유 생산량을 사상 최대 수준인 1230만배럴로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바닥을 모르는 폭락 흐름을 이어가자 감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번 추가 감산으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두 달 새 하루 480만배럴 줄어들게 된다.

감산으로 원유 판매로 재정을 마련했던 사우디의 국고 상황도 악화됐다. 사우디 재무부는 이날 보조금 등 재정지출을 삭감하고 부가가치세율을 5%에서 15%로 인상하는 내용의 재정 긴축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감산 발표는 미국과 사전에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감산 발표를 앞두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백악관은 통화 내용과 관련해 "양국 지도자가 글로벌 에너지시장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사우디 등의 추가 감산으로 글로벌 원유 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탱크톱'까지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사우디 등 3개국의) 120만배럴 추가 감산으로 원유시장이 리밸런싱되지는 않겠지만 원유 저장 공간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수요 회복까지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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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에 없던 사우디의 감산 발표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4%(0.60달러) 하락한 24.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깜짝 감산 소식 등으로 25.58달러까지 올랐지만 한국과 독일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2차 확산 우려 등으로 23.67달러까지 떨어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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