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세종) 정일웅 기자] 세종시가 마권장외발매소(이하 화상경마장) 유치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화상경마장 유치는 지난달 23일 열린 ‘시민주권회의 농업축산분과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화상경마장은 최근 악화된 재정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부각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세종은 지난 2017년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 중복 지정됐고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을 앓았다. 문제는 부동산 거래절벽이 낳은 취득세 감소로 시의 세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가령 2017년 3분기 당시 세종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1176건이었지만 투기지역 지정 1년만인 2018년 3분기는 355건으로 줄었다. 이와 맞물려 취득세는 2017년 3318억원에서 이듬해 2946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이면에 지방세수 중 취득세 비중이 큰 신도시(세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시의 입장에선 취득세 감소가 곧 재정부담으로 다가온다. 같은 이유로 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세종을 투기지역에서 해제할 것을 공식건의했지만 이 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전연 무관하지 않다. 화상경마장이 지역에서 운영될 경우 연간 200억원 안팎의 세수(대전 화상경마장을 기준으로 산출)와 200여명의 일자리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시의 구미를 당겼다는 맥락에서다.


이와 관련해 시는 도심 외곽에 놀이시설 등을 포함한 공원형 화상경마장을 조성하는 등의 사업안도 구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화상경마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부정적(사행성 시설) 인식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행보에 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최근 논평을 통해 “아동친화도시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세종시가 사행성 도박 시설을 유치해 얻은 세입으로 시민편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발상은 기본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만약 시가 재정적자 충당을 빌미로 화상경마장 유치를 계속 추진한다면 시장 퇴진운동 등 정치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세종시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의와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19개 단체는 지난 6일 시청 앞에서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 화상경마장 유치 검토 소식을 맹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도심 외곽에 놀이·문화시설과 함께 화상경마장을 조성하면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시의 발상은 어불성설”이라며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주민자치 조직과 주민모임 등이 참여하는 범시민대책기구를 만들어 시의 화상경마장 유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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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내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정책 아이디어 공모에서 화상경마장 유치 제안이 접수돼 시민주권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시는 현 시점에 화상경마장 유치에 관해 결정하거나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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