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슬 연예기자]

[인터뷰]"이유 없고 불분명해 매력적"…박해수가 한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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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에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인간 같지 않은 존재라고 봤다. 극한에 몰려있지만 친절하고 품격있게 그리고 싶었다. 어려웠다.”


배우 박해수가 ‘사냥의 시간’에서 엄청난 에너지로 134분을 압도한다.

박해수는 24일 오후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공개 기념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 박해수는 극 중 정체불명 추격자 한으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친구들 앞에 느닷없이 나타나 쉴 틈 없이 이들을 몰아붙인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여파로 2월 26일 개봉이 어려워졌고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그러나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고 제작사 리틀빅픽쳐스와 해외 판매대행사 콘텐츠판다와 법정공방을 펼쳤다. 우여곡절 끝에 합의에 성공해 영화는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이날 박해수는 “더 많은 나라의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이 시국에 개봉에 어려움을 겪는 영화가 많은데 시청자,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라며 “아쉬움보다 공개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영화, 공연계 등 모든 산업이 변화의 시기에 있으니, 앞으로 조금씩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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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 감독은 몇 년 전 박해수의 연극을 보러 극장을 찾았고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박해수는 윤 감독의 전작 ‘파수꾼’(2011)의 팬이었다며 ‘사냥의 시간’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파수꾼’의 섬세한 정서가 크게 와 닿았다. 그런데 ‘사냥의 시간’은 직선으로 달려가더라. 정말 달랐고, 복합적인 면이 흥미로웠다. 한은 이유 없고 불분명한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존재 자체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더군다나 제가 좋아하는 네 배우(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가 참여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공연을 보러 와 주셔서 믿음도 생겼다.”


박해수는 네 배우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그 친구들이 저보다 영화를 먼저 시작한 선배님들이다. 이제훈의 ‘파수꾼’, ‘고지전’, ‘건축학개론’을 보며 ‘정말 좋은 배우’라고 느꼈고, 안재홍의 ‘족구왕’을 보며 ‘대박이다.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최우식도 단편영화와 ‘부산행’ 등을 보며 현시대의 아이콘이라고 느꼈다. 박정민은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존경스러운 배우다. 어떤 배역이든 몰입해 빠져든다고 생각한다. 제가 형이지만 존경스럽고 멋진 배우들이다”라고 말했다.


'사냥의 시간'은 쫓고 쫓기는 스릴러. 특히 준석(이제훈 분)과 한의 구도가 중요했다. 박해수는 쫓기는 4인방 중 욕심나는 배역으로 준석을 꼽았다. 그는 “이제훈이 한을 향한 공포를 크게 느껴줬다. 긴장감 속에서 쫓기는 자와 쫓는 자가 평행을 이뤄야 하는 데 호흡이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냥의 시간’을 처음 봤을 때 준석에 대한 죄책감이 크게 느껴졌다. 떠나는 기훈의 마음도 느껴졌고, 서스펜스에서 장르가 변주되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만약 다른 배역을 연기해본다면 준석을 하고 싶다. 희망, 죄책감에서 여러 생각으로 바뀌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물론 한을 제일 연기하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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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무도한 악인 한은 '왜, 어떤' 동기로 총을 잡는지 불분명하다. 그가 등장하면 빛은 사라지고 어둠이 짙게 깔린다. 박해수는 한의 정당성을 어떻게 찾았을까. 그는 수많은 질문을 통해 한의 전사를 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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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다. 상대가 죽어야 마땅하다는 이유를 찾아야 했는데, ‘내가 살자’는 답을 찾았다. 전제는 두 가지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살고, 상대가 살면 내가 죽는다. 그걸 체득하기까지가 힘들었지만, 깨닫고 나니 신났고 무서웠다. 일기도 많이 쓰고 책도 읽으며 한의 정당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물론 극에서 한이 타당하게 그려져서는 안 되고, 정당성을 표출해서도 안 됐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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