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아니고 제 눈입니다"...안내견 동반, 불편한가요?
제40회 장애인의 날,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 향한 따가운 시선
일부 음식점·택시 등 동반 이용 불가 여전
전문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반려동물과 다르다고 인식해야"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개털 날린다고 고성 지르는 걸 보고 지하철 타는 게 꺼려졌어요."
20일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자는 의미로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 올해 제40회를 맞은 가운데 장애인들에 대한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부 시각장애인이 일반 음식점,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안내견을 동반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등 안내견 동반 출입을 돌러싼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안내견 등 보조견과 동행한 장애인의 출입을 별다른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동행하는 것과 관련해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 등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동작구에 사는 시각장애인 A씨는 "식당에 가도 가던 곳만 찾게 된다. 혹여나 출입이 안 된다고 할까 봐 시도조차 꺼리게 된다"며 "무조건 안 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식당뿐만 아니라 택시를 이용할 때도 한 번에 잡아탄 적이 드물다. 동물 동반 탑승은 안된다는 이유에서다"라며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외출할 때마다 거절과 냉대를 예상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0회 흰 지팡이의 날 기념 전국시각장애인복지대회에서 안내견이 시각장애인과 함께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다른 시각장애인 B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간혹 '한 번만 만져봐도 되냐'는 말을 들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안내견을 일반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고 했다.
특히 B씨는 "지하철을 탔을 때 안내견을 미처 보지 못하고 깜짝 놀란 사람이 개털 날린다고 고성을 질렀다. 이후 출퇴근처럼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외출을 삼간다"고 털어놨다.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안내견의 음식점 출입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인권위는 안내견이 식당에 입장하면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줘 영업에 차질을 빚는다는 막연한 편견으로 출입을 거부하는 행위를 차별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문제가 된 음식점의 감독기관인 해당 시 시장에게 관련 규정에 따른 과태료 부과와 식품접객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정기교육 등에 해당 사례를 반영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도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 불허를 두고 "안내견은 동반 생명체 역할을 하는 존재이지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그간 국회는 안내견의 출입을 막아왔다. 현행 국회법에 동물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지만, 국회법 제148조에는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라며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배리어 프리(장애물 없는 환경)'는 단순히 관련 설비를 시공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며 "배리어 프리는 배려가 아닌 의무라는 인식 전환을 국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인은 총선 전에도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서 안내견 '조이'와 함께 활동을 이어왔다.
전문가는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팀장은 "시각장애인과 동반하는 안내견에 대한 거부반응은 30여년 전부터 있었다. 이전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소규모 자영업자 등 일반시설에서는 안내견을 일반 반려동물과 같은 선상에 둔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반려동물로 인한 인사사고의 발생으로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나, 안내견은 특화된 훈련을 꾸준히 받은 뒤 분양된다는 점에서 반려동물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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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안내견 동반을 거부하는 건 과태료를 높인다고 해서 달라질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중의 인식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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