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개편 백지화…배민에 남겨진 3가지 과제
①적정수수료 ②깃발꽂기 ③실적개선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 수수료 개편안을 전면 백지화했지만 앞으로 이번 논란 이전과 사뭇 다른 경영 환경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후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당장 수개월여 동안 준비한 개편안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사회적 관심도 집중돼 있어 향후 적정 수수료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편 이전의 수수료 체계 역시 문제점이 노출돼 왔기 때문에 그대로 손놓고 있을 수도 없다. 이번 논란의 과정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배민은 지난 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 이전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전 체계는 주문 화면 상단에 있는 수수료 6.8% 정률제 상품인 '오픈리스트'를 통해 3개 업소가 무작위 노출되고 하단의 월 8만8000원 정액제 상품 '울트라콜'은 개수를 제한하지 않고 업소 리스트가 나열되는 방식이다. 개편 이전으로 돌아가면 이번에 불거진 논란과 갈등은 해소된다. 하지만 향후 수수료 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주요 정책의 변화는 업주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소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회사 측이 주도하는 협의체가 아닌, 관련 단체 및 실제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협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번 개편안도 지난해 12월 초 공개돼 4개월여 동안 소통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수포로 돌아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경쟁 업체를 비롯해 전세계 주요 플랫폼들이 정률제를 중심으로 운용되지만 배민은 앞으로 정률제 개편 카드를 쉬 꺼내기도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노출된 이전 체계를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전 수수표 체계에선 일부 자금력이 있는 음식점주들이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해 주문을 독점하는 이른바 '깃발꽂기' 문제가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 배달의민족의 울트라콜 요금체계 문제를 개선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배민 관계자는 "깃발을 더 많이 꽂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그 피해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자에게 돌아가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게다가 배민 오픈리스트 요금체계를 도입한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엔 광고ㆍ마케팅비, 라이더 프로모션비 등 지출이 늘어난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공교롭게도 배민은 2016년부터 운영해 온 '슈퍼리스트'를 폐지하고 지난해 5월부터 오픈리스트를 도입했다. 슈퍼리스트는 입찰 경쟁으로 낙찰자와 가격이 정해졌다. 최고가를 제시한 매장 3곳이 앱 최상단에 1개월간 무제한으로 노출되는 방식으로 배민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수수료 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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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배민 입점 업체 14만여 곳의 3~4월 광고료 일부를 돌려주는 등 3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긴급지원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상생 노력은 묻히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업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떠안았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참여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배민도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모델을 내놓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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