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오는 15일 밤 12시를 넘어 제21대 총선 개표가 마무리되면 제1당을 확정할 수 있을까. 총선이 끝나도 누가 원내 제1당인지 단정할 수 없는 황당한 장면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복수의 정당이 "우리가 원내 제1당"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정 정당이 지역구에서 원내 과반인 150석 이상을 얻는다면 이런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역구 과반 확보 정당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만약 지역구 1당과 2당을 차지한 정당의 의석 차이가 15석 이내로 좁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제21대 총선은 모(母)정당과 위성정당, 서자(庶子)정당, 자매정당 등 이름도 낯선 정치세력의 경쟁 구도이다. 복잡한 정치조합은 선거 결과를 둘러싼 아전인수 해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과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과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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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정당이 지역구 130석을 얻고 위성정당에 파견한 자당(自黨) 출신 비례대표 당선자 5명을 확보했다고 가정한다면 공식적으론 130석, 실질적으로는 135석을 확보한 효과가 있다. B정당이 지역구 120석을 얻고 위성정당 비례대표 당선자 17명을 배출했다면 공식적으로는 120석, 실질적으로는 137석을 확보한 효과를 지닌다.

A정당은 지역구에서 승리했지만 위성정당 비례의석까지 포함하면 B정당이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모(母)정당과 위성정당은 법적으로 엄연히 다른 정당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 한 몸이다"라는 정치적 주장을 토대로 B정당이 제1당 등극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맞서 A정당은 "우리 쪽 국회의원 당선자는 더 있다"면서 또 다른 위성정당(자매정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시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신경전 때문에 제21대 국회 개원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정당이 압승을 거두는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면 원 구성 협상은 예상보다 싱겁게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패배한 쪽은 지도부 총사퇴 등 후폭풍에 직면하게 되고 정치 협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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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나리오로 마무리되든 총선 전반에 대한 복기(復棋)가 필요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촉발된 혼돈이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을 흔들어 놓았는데 그냥 넘길 수 있겠는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누가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지 결정되지 않겠는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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