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兆+α' 역대급 무역금융…정부 "흑자도산 막는 최선의 카드"
예산 사이즈만 늘리는 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 제시
무역금융 심사 패스트트랙 1년간 적용…기간 1주일→이틀
업력·부채비율·수출실적 등 핵심만 증명하면 돼
정부 "수출기업, 금융 걱정 하지말고 수출만 잘하면 되도록 돕겠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정부가 우리 수출기업의 흑자 도산을 막기 위해 역대 최대인 316조3000억원 이상의 무역금융 지원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상 최초로 수출기업의 수출 보험과 보증 만기 연장을 할 때 감액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전에 없던 내용을 추가해 주목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8일 4차비상경제회의에서 우리 수출기업에 무역금융 '36조원+α'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수출입은행이 내놓은 2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보태면 사상 최대인 316조300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올해 무역금융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257조2000억원을 책정했다가 지난 2월 말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3조1000억원을 추가 지원한 데 이어 '36조+α'로 화력을 집중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수요가 급감한 만큼 우리 수출기업이 제때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해 흑자 도산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불경기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회수하는 등의 불상사를 조기에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수출기업의 수출 보험과 보증 만기 연장을 할 때 감액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3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덕분에 우리 수출기업은 앞으로 미국, 중국, EU 등과 감액을 하지 않고도 보험 및 보증 한도를 1년 만기 연장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중국, EU 등에 있는 1만여개 이상의 바이어 기관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지역의 금융기관들이 불경기에 대출 한도를 깎으면 갚을 역량이 되는데도 당장 유동성이 막혀 예정보다 적은 금액을 조달받는 수출기업이 생길 수 있어 정부가 나서서 보증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어도 1년간은 금융 걱정 말고 수출에 전념하라는 차원"이라며 "현금 지원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단순히 예산만 늘린 게 아닌 점도 기존과 달라진 모습이다. 기업이 '적재적소'에 자금을 쓸 수 있도록 도와 '금융 걱정 없이 수출만 잘하면 되도록' 만드는 게 정책 목표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1년간 무역금융 심사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기로 했다. 평균 1주일이 걸리던 심사 기간을 이틀 안으로 줄인다. 업력, 부채비율, 수출 실적 등의 핵심 체크리스트만 심사하고 항목별 승인 기간을 대폭 줄여 평균 심사 기간을 기존의 1주일에서 이틀 안으로 줄인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문가들은 경제에서 실물과 금융 간의 관계를 인체와 혈관으로 비유한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소위 '돈맥경화'(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선제 예방해 우량한 수출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성 장관은 "무역금융을 발판 삼아 '위기 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향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정부를 믿고 정상적인 수출 활동에 매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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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의 무역보험공사(K-Sure) 같은 해외수출신용기관 등을 통해 단순히 수출보험을 지원하기보다 수출 제작자금 대출 보증, 운전자금 등의 긴급 유동성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실에 힌트를 얻어 이런 지원 정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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