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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단죄라는 이름으로…가해자 약점 잡아 노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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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텔레그램 '주홍글씨' 수사 착수
성 착취 음란물 가해 남성 의도적 접근
신상정보 캐내 협박·무차별 유포
가혹행위 지시 '유희 도구'로 삼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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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성 착취 음란물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자경단'이라고 자처해 온 텔레그램 단체채팅방 '주홍글씨'. 그런데 정작 자신들도 가해자들의 약점을 악용해 성 착취 등 가혹행위를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주홍글씨의 무차별 신상공개와 가혹행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6일 아시아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7월 개설된 주홍글씨는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ㆍ구매ㆍ관람하는 남성들을 찾아내 신상을 공개하는 등 '응징'을 가해왔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음란물을 찾는 남성에게 접근해 음란물을 제공한 뒤 신상정보를 캐내는 방식도 활용했다.

신상을 지인에게 공개한다는 협박에 일부 남성들은 주홍글씨의 '노예'로 전락하게 됐다. 주홍글씨는 노예로 삼은 남성에게 가장 먼저 반성문을 작성하도록 한다. 그런 뒤 각종 지시를 내리고 이를 이행했음을 증명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전달하도록 만든다. 가해 남성으로부터 사진이나 동영상을 받은 주홍글씨는 이행 정도를 평가하는 품평회도 연다. 그리곤 마음에 들 때까지 지시를 내렸다.


지난 1월에는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을 구입한 남성을 협박해 신체에 이물질을 삽입한 사진을 찍어 올리게 했다. 2월에도 한 남성에게 이물질 삽입을 시킨 뒤 '주홍글씨 XX충 사죄합니다'라는 문구를 신체에 새기도록 했다. 남성들은 주홍글씨의 협박에 순응하며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고 애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X이나 먹어' '할머니 속옷 사진 찍어서 보내'라는 새로운 명령을 계속 하달했다.


주홍글씨는 남성 노예들을 확보하고 일종의 유희 도구로 삼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산하에 둔 '아카츠키'라는 채팅방은 가해 남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접근하고 노예로 삼는 일을 담당했다. 가해 남성에게 접근해 신상정보를 캐내는 '중앙정보부'라는 채팅방과도 협력했다. 이들이 가해 남성을 찾아오면 함께 지시를 내렸다. 주홍글씨와 이들 채팅방은 노예 남성들의 자료를 공유하며 신상정보를 무차별 유포하기도 했다.

일련의 행위 중심에는 주홍글씨 관리자로 알려진 닉네임 '중국전문'이 있다. 신체에 이물질을 삽입하라는 등 지시는 그에 의해 하달됐다. 중국전문은 자신이 주도적 역할을 하며 가혹 행위를 일삼은 것을 의식해 지난달 29일 "저 박사설 나돌 듯"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행위가 박사방을 운영하다 구속된 조주빈의 범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홍글씨 등 텔레그램 내 자경단의 일탈 행위에 대해 "신상정보 유포와 함께 가혹 행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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