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부터 코로나19까지
감염병 유행할 때마다 '손씻기'로 방역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

1월19일 국내 첫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석달 가까이 감염병 확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때 하루 1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리 사회는 패닉에 빠지기도 했지만, 국민 모두가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천해왔습니다. 이런 자발적 동참과 경각심이 우리나라를 '모범적 방역국가'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돌아볼 때 '신종 감염병'의 창궐은 언제나 반복돼 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지금의 훌륭한 '습관'을 일상 속에 흡수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생활 속 방역시스템을 갖추고 감염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것은 최고의 백신으로 우리를 지켜줄 것입니다.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예견해 유명세를 탄 영화 '컨테이젼(Contagion, 감염병)'. 박쥐를 숙주로 삼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돼지 사육장을 거쳐 돼지를 요리한 홍콩 요리사, 그리고 요리사를 접촉한 미국 여성의 '손'으로 전파된다. 그녀가 기침을 하며 튀긴 침방울은 손을 통해 문고리와 칵테일잔, 신용카드 등에 묻고, 이를 만진 주변인들을 감염시킨다. 접촉 하루새 증상이 나타나는 짧은 잠복기와 치명적 치사율은 지금의 코로나19와 다르지만, 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는 설정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 우리 사회가 깊이 새겨야할 장면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까지.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감염 예방을 위한 기본 생활수칙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손씻기다. 신종 바이러스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핵심 감염 수단인 손 위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연구진이 2015년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 실험에서 학생들은 1시간에 평균 23번 얼굴을 만졌다. 그 중 입ㆍ코ㆍ눈 같은 점막 부위를 만지는 비율은 44%였다. 입과 코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핵심 통로이며, 점막은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증식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손씻기는 코로나19뿐 아니라 기타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국민적인 손씻기 실천이 계절독감을 비롯한 일반 감염병을 크게 줄인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 안과 감염병은 외래환자 1000명당 4.9명으로 지난 5년 평균인 13명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인플루엔자 감염증도 외래환자 1000명당 3.2명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엄 교수는 "손씻기로 감염병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입증한 것"이라며 "신종플루 때도 손씻기가 활성화 되면서 유행성 결막염(아폴로 눈병)과 A형 간염이 상당히 감소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AD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손씻기 인식 증진과 일상화를 위한 '솔선수(手)범 캠페인…코로나19 퇴치 손 씻기부터'를 진행한다. 학회는 솔선수범 캠페인이 의료계를 넘어 일반 국민이 동참해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기내과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익숙해진 손씻기 실천과 소독제 사용을 일상화 하는 것은 새로운 감염병 창궐뿐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전염성 질환 예방에 가장 강력한 백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