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사건 두고 각 대학 대나무숲서 각론을박
일부 학생 "왜 멀쩡한 남자도 성범죄자처럼 눈치 주나" 불만 토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조주빈 씨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조주빈 씨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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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 성착취물을 제작해 돈을 받고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부 남성들이 억울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사건 피의자 조주빈(25)처럼 마치 거의 모든 남성이 'n번방'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남성들은 입을 모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지 말라며 거듭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대학교 대나무 숲 페이지에는 "저는 운 좋게도 개인정보가 유출돼 직접 피해를 입는 경험을 한 적 없는 사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저는 흔한 가정폭력, 방치, 학교폭력 등을 경험하지 않고 자랄 수 있었던 운 좋은 20대 여성"이라며 "성인이 되기 이전에는 성폭력에 노출됐던 적도 없다. 하지만 지금의 비극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또 미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 모두 (n번방 사건의) 가해자"라며 "우리가 그들과 동일한 사고를 하고 동일한 욕구를 동일하게 분출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미처 밝히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성범죄 / 사진=연합뉴스

디지털 성범죄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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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이같은 의견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댓글로 "안타깝고 분노에 치를 떨 사건이긴 하지만 왜 우리 모두가 가해자라는 거냐"며 "내가 그 사건에 가담을 했나, 아니면 동조를 했나"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학생은 "오히려 우리 모두가 피해자"라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멀쩡한 남성도 성범죄자가 된 것처럼 눈치 보인다"고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른 대나무 숲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n번방' 사태에서 욕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영상을 촬영하게 만든 사람과 그 영상을 직접 본 사람들"이라며 "하지만 잘못 없는 사람을 붙잡고 '너 n번방 들어간 적 있냐', '너도 방관자다'며 몰아가거나 의도적으로 숫자를 부풀리는 이들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엄벌에만 포커싱이 맞춰졌으면 좋겠다"며 "괜히 상관 없는 사람에게 언어 폭력 가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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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n번방' 사건 피의자 및 해당 대화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기준 4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n번방' 사건에 대해 '아동·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3일 전했다.


또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은 국회에서 열린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긴급 간담회에서 여성 뿐 아닌 전국민적인 분노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 자문관은 "이 사건은 일부 피해자나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n번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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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성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죄의식 없는 사람들이 바뀐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계속 성범죄를 옹호하고 묵인하면 우리 아이들은 진정한 지옥에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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