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가족 전국 38만 가구… 반지하 주거 가구 96%가 수도권 집중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영화 '기생충'의 기택(송강호) 가족과 같이 반지하 또는 지하에 사는 가족이 38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96%가 수도권에 살고 있고 거주자 대다수는 주거취약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9일 '(반)지하 주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반지하 또는 지하 주거의 문제점으로 열악한 생활환경과 재해위험성 및 범죄 노출을 꼽았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주거실태조사'를 인용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반지하층 또는 지하층 거주 가구는 총 37만9605가구로 집계됐다. 다만 전국의(반)지하 주거는 2006년 3.7%에서 2018년 1.9%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건축법 상 '지하층'은 건축물의 바닥이 지표면 아래에 있는 층으로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평균 높이가 해당 층 높이의 1/2 이상인 것을 뜻한다. '반지하층'은 법률상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건축물의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높이가 해당 층 높이의 1/2 미만인 경우로 보았다.
특히 이들 중 96%인 36만4483가구가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체 가구 968만6012가구 대비 3.8% 수준이다. 서울의 비중은 더 높았다. 서울의 (반)지하 거주 가구는 22만2706가구로 전체 383만9766가구 중 5.8%를 차지했다. 반면 수도권 외 지역은 1만5122가구로 전체 1029만3176가구 대비 0.1%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반)지하 주거의 수도권 집중에 대해 보고서는 도시화로 인한 수도권 인구의 지속적 증가가 주택 부족 문제를 낳으면서 "단독주택의 보일러실 및 대피소 등으로 이용됐던 (반)지하 공간을 주거 공간으로 이용하면서 수도권 지역에 (반)지하 주거가 다수 분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 유형으로는 다가구 주택이 44.2%, 단독주택 32.5%, 연립/다세대주택 20.0% 순이었다. 보고서는 "1984년 '건축법' 개정으로 지하층에 대한 규정이 기존 바닥에서 지표면까지의 높이가 천정 높이의 2/3에서 1/2로 완화되면서 다가구주택 및 단독주택의 반지하 주거공간 건축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에는 다세대 주택 등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1층에 필로티 구조를 적용하고 있어 (반)지하 주거공간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지하 주거의 점유 형태는 월세가 58.9%(22만3477가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세는 25.0%(9만4901가구), 무상 11.3%(4만2859가구), 자가 4.8%(1만8368가구)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반)지하 주거 대부분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지하 주거 현황을 주택 면적 별로 살펴보면 40㎡ 이하가 50.5%로 절반을 차지했고 40㎡ 이상~50㎡ 이하가 31.4%를 차지했다. 하지만 거주 가구원 수 별 분포에서 1인 가구 38.9%에 이어 4인 가구 이상이 28.9%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4인 가족 기준 최소 주거면적인 43㎡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현행 최저주거기준은 "안정성 · 쾌적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방음 · 환기 · 채광 및 난방설비를 갖춰야 하고,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이 현저한 지역에 위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지만 많은 (반)지하 주택이 이러한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반)지하 주거 가구 중에는 기초생활수급가구(29.4%), 소득하위가구(15.5%), 장애인이 있는 가구(15.5%), 청년가구(12.3%) 등 정책배려대상가구가 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상 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으로 원인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반)지하 주거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차적으로 주택 소유자 및 임대인이 책임주체가 될 필요가 있지만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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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우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주택 개보수 및 개량 등 물리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했다. 지난달 서울시는 '기생충'이 이슈가 되면서 '반지하 가구 지원사업'을 통해 (반)지하 거주 저소득층 1500가구에 대한 단열, 냉방 등 집수리 공사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저렴한 임대료가 (반)지하 주거를 선택하는 이유인만큼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전월세 자금 저리 지원 등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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