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빅컷'에도 체면 구긴 Fed…亞 증시 혼조에 국제공조 무위
금가격도 하락…안전자산 예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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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중앙은행이 시장을 날렸다(They blew it)."-블룸버그통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전날 국제공조로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달러 스와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세계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13%(약 3000포인트) 추락했다. 30개 초대형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12.93%(2997.10포인트) 하락한 2만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98%(324.89포인트) 내린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32%(970.28포인트) 떨어진 6904.59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987년 22% 폭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이고, 124년 다우존스지수 역사상으로도 두번째 최악이다. 미 증시 폭락은 다음날인 17일 아시아 증시로 도미노 여파를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Fed는 두차례 '빅컷(대규모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굴욕을 당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금융의 위기가 아닌 미지의 상대인 '바이러스'가 몰고온 불확실성에 통화정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라는 가혹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마켓 전략가는 "Fed가 패닉에 사로잡혔고 시장은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결국 남은 것은 Fed가 탄약을 진짜 쏟아부었고, 두려워하는 중앙은행의 액션뿐"이라고 일갈했다.


공포의 불씨는 안전자산으로까지 번지며 시장의 불안은 더해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2.0%(30.20달러) 떨어진 1486.5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강세를 보이며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지난주 9%하락한데 이어 이날 추가로 하락하며 올해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말았다.

이날 시장 상황은 통상적인 경제 공식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공포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 하락은 주식과 금값 상승을 유도하기 마련이다. 달러가치 하락과 유가도 견인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져왔지만 이 모든 공식이 맞아들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시장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Fed는 경제ㆍ금융위기 때마다 등장했고, 시장은 순응해왔다.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전 의장 등이 그랬다. 미 언론에서는 이날 주가가 폭락하자 제롬 파월 Fed의장을 "비경제인 출신 Fed 의장"이라고 수식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로스쿨 출신이다. Fed의 굴욕이 의장의 이력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Fed의 금리 인하 폭은 지금보다 5배나 컸다"며 "현재 수준의 조치로는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능력이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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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설립자 레이 달리오도 "Fed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면서 이제는 연방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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