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친환경車만 살아남는다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중단
세수감소·시장축소 등 우려
도요타·혼다·벤츠·현대차
내수 상위 4개업체 경쟁구도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싱가포르가 친환경자동차 보급과 함께 오는 2040년까지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17일(현지시간)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즈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재무부는 최근 발표한 '2020년 예산안'에 이런 내용을 포함하면서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고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 등록된 모든 차량은 오는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된다. 특히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부터는 싱가포르 내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된다. 대신 전기차(EV) 조기채택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승용차와 택시를 전기차로 구매할 경우, 차량등록비의 45%, 최고 2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1700만원, 택시는 3만 싱가포르 달러)를 정부에서 지원받도록 했다. 싱가포르 교통국(LTA)은 이런 내용의 지원제도가 내년부터 2023년 1월까지 진행될 경우 약 7100만 싱가포르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싱가포르의 전기차 비중은 전체 차량의 0.18%인 1125대, 충전소는 1600개소에 불과하다. 국토가 좁은 싱가포르에서는 차량 가격이 비싼데다 충전소가 적어 전기차 판매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차 붐을 통해 전용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높은 인건비 등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싱가포르 정부가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환경친화적인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클러스터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영국 가전업체인 다이슨은 싱가포르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당시 전기차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세제혜택 등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다이슨은 수익성을 이유로 얼마 지나지 않아 계획을 철회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매우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던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현대자동차도 전기차 일부 생산라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의 전기차 장려책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해 더많은 다국적 업체들이 싱가포르 진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싱가포르 정부는 우선 전기차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충전소 숫자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전기차는 일정시간 이상 충전시간이 필요해 충전소 숫자를 늘려 접근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2030년까지 2만800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기차로 전환될 경우 10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8464억원)규모의 유류세수에 '구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세수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에 연료소비세 대신, 사용시간이나 거리에 따른 과세 적용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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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싱가포르 자동차 내수시장이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한다. 최근 몇 년 새 그랩, 고잭, 타다 등 공유차량서비스가 자리잡으면서 차량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데, 전기차 가격마저 높아 차량 구매 포기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내수 상위 4개 업체인 도요타, 혼다, 벤츠, 현대차가 줄어든 파이를 두고 경쟁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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