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규제에 코로나19까지…" 강남권 거래절벽 현실화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최동현 기자]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서울 강남권 주택 매매거래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각 단지마다 많게는 수억원씩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지만 매수 문의는 뚝 끊긴 모습이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강남권의 거래절벽 조짐이 나타나면서 조정 장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달 들어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 8층 매물이 16억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달 20일 동일한 면적 9층짜리가 19억5000만원에 매매된 것에 비해 3억5000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이 거래가 '급매냐 증여냐' 하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아무리 급매라도 너무 떨어진 가격"이라며 "가족 등 특수관계자가끼리의 거래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단지에서도 한달새 호가와 실거래가가 2억~3억원씩 빠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27억원에 매매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의 최근 호가는 24억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58㎡(1층)는 지난 2일 22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달 15일 24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강남권 곳곳에서 급매물이 나타나고 있지만 거래는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12ㆍ16 대책으로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초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강남4구의 거래량은 급격히 줄었다. 여기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공식화된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4구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923건에 그쳤다. 1월의 783건 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정부의 12ㆍ16 부동산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11월의 2422건과 비교하면 38%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1640건과 비교해도 절반이 조금 넘는 거래량이다. 실거래 신고까지 30~60일(3월13일부터 계약일 기준 30일 이내)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전체 거래에서 강남4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강남4구의 거래비중은 27%에 달했지만 이후 급격히 줄어들면서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12%, 13%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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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초고가 대출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이 3~4개월 더 이어지면 경기 침체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강남권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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