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10대 중 6대 수출되는 주요시장...배터리업계도 고심
전문가 "당장 어려워도 진정국면 접어든 이후 대비해야"

지난달 11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인근 기아차 광주출하사무소에서 차량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1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인근 기아차 광주출하사무소에서 차량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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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국내 산업계가 2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쇼크에 떨고 있다. 지난달 중국발(發) 코로나19 사태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해외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지면서다. 특히 최근 유럽이 최대 위험지역으로 떠오른 데 이어 미국에서도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중국ㆍ미국ㆍ유럽연합(EU) 등 우리 기업의 주력 수출 무대인 세계 3대 시장이 코로나19의 사정권에 들게 됐다.


'2차 코로나19 쇼크'의 우려가 높은 분야는 자동차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번과 달리 생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수출이 입는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유럽 현지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대차 체코 노소비체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각각 33만대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빠른 이탈리아에 자동차 부품업체가 많지만, 대부분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의존도는 높지 않다.


문제는 판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체 수출에서 EU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2019년 국내에서 EU 국가들에 수출한 차량은 총 51만7155대로, 전체 완성차 수출량의 21.5%에 달한다. 미국(88만4244대)까지 포함하면 한 해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로 나가는 자동차 10대 중 6대가 미국과 유럽으로 향한다. 이들 시장은 상위급 모델 판매 비중이 높아 수출금액을 기준으로는 중요도가 더 높다.

특히 유럽 5대 자동차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유럽 수출량의 12%를 이끄는 시장이다. 지난해 수출 대수 기준으로는 독일(8만9148대), 영국(8만8253대)에 이어 3번째다. 이탈리아시장은 전국에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진 이달부터 당장 피해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이탈리아의 올해 신차 수요가 전년 대비 15% 넘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유럽發 코로나19 '2차 쇼크'에 車·배터리 '초비상' 원본보기 아이콘


유럽과 미국이 중국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대안으로 꼽혀왔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들 시장에서 2015년부터 제품 라인업 강화 노력 등을 통해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실한 상승세를 탄 상황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지 않았던 지난달 미국에서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9% 늘었고, 유럽은 지난 1월 시장점유율이 7%대로 높아지기도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그 동안 아중동 지역의 판매부진을 유럽 및 미국시장 판매로 상쇄해 왔다”며 “올 2분기에는 선진국의 코로나19 영향 확산에 신흥국 수요부진이 겹치면서 글로벌판매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장은 상황이 어렵더라도 향후 시장이 진정세로 접어든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상산업조사실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수개월 내 마무리되면 그간 미뤄둔 신차 수요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물량 확보는 물론 신차 개발에 대한 현재의 적극적 투자를 이어가야 이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한 만큼 향후 그 여파가 자동차를 넘어 모든 산업계를 집어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터리 업계는 당장 미국과 유럽 등 현지 전기차 기업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졌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어느 정도 이런 상황에 적응이 됐다면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이들이 패닉(공황) 상황인 것 같다"면서 "사회 자체가 일시적 공황 상태로 보인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하나 더 신설하고,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2공장은 계획보다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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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업계의 경우에도 중국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세계 최대 소비시장의 문이 닫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당하다. 일단 반도체 수요는 비대면 접촉의 확대로 오히려 늘어날 수 있으나, 선진국의 소비 위축 등이 지속되면 반도체 산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의 단기적 수요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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