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방역역량 집중 사이 치료체계 개편만 늦어져
경증환자 별도시설서 치료…신규시설 160명 수용, 대구환자 20분의 1 수준

1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에서 환자 이송 지원을 나온 한 소방대원이 보호장비를 고쳐 쓰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1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에서 환자 이송 지원을 나온 한 소방대원이 보호장비를 고쳐 쓰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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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조현의 기자]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사각지대가 생기면서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재빨리 찾아내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하는데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하면서 시급한 환자를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정부가 증세가 약하거나 거의 없는 코로나19 확진 환자에 대해 2일부터 입원 후 격리치료 대신 별도 시설에 수용해 치료하기로 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새로 마련한 시설 역시 160명만 수용 가능해 현재 대구 지역 전체 환자의 20분의 1 수준인 데다 환자별로 중증도를 따져 입원 여부를 가리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천지 전수조사하면서 사각지대 생겨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대구 지역 내 환자는 3081명으로 전날보다 377명 늘었다. 대구의 경우 단기간 내 환자가 급증하면서 대다수 인원이 입원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까지 입원하지 못한 환자는 전체 확진자의 3분의 2에 달하는 1600여명으로 이날 새로 확인된 환자 역시 대부분 입원 대기 중인 점을 감안하면 20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도 집에서 대기 중인 셈이다.


음압격리병상은커녕 코로나19 환자를 전담으로 치료할 감염병전담병원까지 추가 지정해 환자를 받고 있지만 병상 부족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이 확인된 후 현지 신천지 신도와 다른 지역에 있는 신도까지로 대상을 넓혔는데,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신천지에 방역 역량을 집중한 사이 치료체계 개편이 뒤늦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전날 브리핑에서 "신천지 대구교회의 슈퍼 전파 상황 이후 3~4주가량 지난 시점이다. 초기 감염된 이 가운데는 회복해서 감염력이 없는 이가 있을 텐데 그런 사람까지 전수조사한다고 해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지의 문제가 있다"면서 "(의료진 입장에선) 환자의 증상 발현 시점이 매우 중요한 데이터인데 현재 방역요원이 신천지 등 개별 클러스터를 쫓아다니느라 그런 데이터를 생성할 여력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2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서동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맞을  침구류가 쌓여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병상확보를 위해 이날부터 경증 확진자는 중앙교육연수원에 수용해 치료하기로 했다.<이미지:연합뉴스>

2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서동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맞을 침구류가 쌓여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병상확보를 위해 이날부터 경증 확진자는 중앙교육연수원에 수용해 치료하기로 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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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환자 수천 명인데 생활치료센터 160명

일선 현장 의료진이 중증환자 치료를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환자는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대구 동구에 있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으로 앞으로 경증환자는 이처럼 따로 마련된 격리시설로 들어가 치료받는다.


문제는 뒤늦게 격리시설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수천 명 수준의 경증환자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날부터 경증환자를 받고 있는 중앙교육연수원의 경우 160명이 가능하며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이나 경북 영덕의 삼성인력개발원 등 추가시설이 확보됐으나 각각 100실, 300실 정도 규모라 수백 명만 수용할 수 있다.


그간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이 국내외 환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중증ㆍ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20% 미만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80%는 발열이나 기침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거나 거의 없는 상태라는 얘기다. 간단한 약물치료도 필요 없을 정도의 환자가 상당수인데, 이들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정작 중증이나 위중한 상태의 환자가 제때 입원해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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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7일 숨진 대구 거주 74세 남성(13번째 사망자)를 비롯해 코로나19로 인한 대구 지역 사망자 가운데 5명(13ㆍ14ㆍ20ㆍ21ㆍ22번째 사망자)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입원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가 증세가 악화돼 숨졌다. 이 밖에도 사후에 뒤늦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도 3명(9ㆍ12ㆍ16번째 사망자)이나 된다.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이의 경우 다른 병으로 입원해 있거나 자택에 있다가 뒤늦게 응급실을 갔지만 마찬가지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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