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수 정당 표 몰아주는 비례연합당 참여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원다라 기자, 임춘한 기자] 진보 진영의 비례대표 전용 연합정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지만 연합정당 참여 여부는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범여권에 속한 정의당과 민생당은 이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과의 경쟁을 표방하며 '열린민주당' 창당을 공언한 정봉주 전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준비 중인 정당 통합도 논의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준연동형 비례 선거제 도입으로 인한 총선 판세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진보 원로들로 구성된 주권자전국회의 등이 가칭 '정치개혁연합' 창당을 제안한 데 대해 "당 밖에서 그런 움직임 제안이 있었으니까, 입장은 당의 시스템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개혁연합 정당은 민주당 외에도 정의당, 녹색당, 미래당 등에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에 동의하는 정당들의 비례 후보들을 일종의 파견 형식으로 받아서 선거를 치르고, 선거 후에는 원래 소속된 정당으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이다.
미래통합당이 자체적으로 만든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한, 말 그대로 연합 전선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비례 의석 수를 늘린다기보다 미래한국당의 독식을 막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2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실시한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 조사(조사대상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응답자 1015명, 응답률 5.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민주당이 35.3%, 미래한국당이 30%다. 하지만 비례 47석 중 지역구 의석 수와 무관하게 받을 수 있는 병립형 비중이 17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6석 정도밖에 얻지 못한다.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게 될 경우 현재 구도에서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비례 7석 외에 크게 욕심을 내지 않는 선의 순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준연동형 제도의 목적인 소수 정당의 의석 수를 늘리면서 미래한국당의 의석 수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물론 연합정당 내에서 민주당 몫을 늘리려 한다면 여론의 집중포화는 물론이고 다른 소수 정당들과의 협상도 깨질 공산이 크다.
정 전 의원과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추진 중인 '열린민주당' 역시 연합정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민주 진영에서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는 비례 정당 움직임과 그 주체 세력들과 조건 없이 함께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과는 통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을 앞두고 있는 시민연대당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꾸렸으며 "검찰개혁, 경찰개혁, 언론개혁, 사법부개혁을 완수하고 미래로 나아가 조국(祖國) 수호를 이루어내겠다"는 지향을 밝히고 있다.
시간은 많지 않다. 선거법에 따르면 오는 16일까지 당헌과 당규, 비례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적 절차 요건 등을 담아 창당을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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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의당은 완강한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례민주당 창당이 너무 명분이 없으니까 작은 정당과 함께 해서 정당화하려는 것 같다"면서 "근본적으로 비례민주당이든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개혁이 누더기가 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더니 국민의당은 비례전문당임을 천명했다”고 꼬집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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