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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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시작된 주택가격 상승은 이제 전국으로 번졌다. 버블 형성의 원인은 다양하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시중에 1,038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있는데, 부동자금은 수익률이 높다고 생각되는 자산시장에 바로 몰린다.


행동경제학에서는 가격 상승 예상이 실제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피드백 이론(feedback theory)을 다룬다. 여기에 투기를 통한 축재(蓄財) 스토리, 부동산 가격상승 추세에 대한 확신과 바람, 집단적 행동이나 판단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순응 등 심리적인 요인이 더해지면 가격 상승예상과 실제 가격 상승 간의 피드백 과정은 더욱 강화되며 버블이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주택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자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다시 주택 가격은 오른다. 사람들이 가진 부동산 불패라는 자신감 또는 확신으로 인해 가격 상승예상과 가격 상승 간의 핑퐁은 더욱 잦아졌다. 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투기적 거품이 꺼지는 순간 경제는 대규모 불황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위기는 모두 부동산에서 시작했다. 미국은 2004년 하반기 이후 17차례에 걸쳐 5.2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인상과 함께 발생한 주택가격의 하락은 담보가치 하락을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을 불렀고, 결국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고 현상으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였다. 그러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향하면서 1986~1991년 5년간 주택가격이 3배 이상 폭등했다. 그러나 1990년 이후 금리인상 국면이 이어지자 폭등한 주택가격은 80% 이상 하락하며 일본의 주택시장은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우리나라도 위험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민간의 GDP 대비 대출비중도 어느새 OECD 국가 상위권에 올라섰다. 반면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는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세를 방기(放棄)한다면, 버블이 꺼진 이후는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


위기를 겪고 난 이후, 미국과 일본은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강화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공제는 폐지했다. 은행은 대출 신청자의 상환능력을 더욱 깐깐하게 검증했다. 일본도 가장 먼저 대출을 줄였다. 개인이 보유한 자산범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대출총량 규제를 도입했고, 일정 기간 부동산 관련 산업과 건설업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금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주택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다양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금융과 조세정책도 필요하지만, 특히 국가의 거시건전성을 위해서는 대출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택에 대한 대출가능 금액을 낮추고, 차주의 상환능력과 실거주 여부를 꼼꼼하게 검증하여 시장에 휩쓸린 투기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풀린 거대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어 버블로 사라지지 않도록 진입장벽을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투기 심리를 완화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공급 시그널이 필요하다.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정책과 동시에 서울 내 소규모 정비사업, 준공업지역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한 도심 내 공급도 지속 추진해야 한다. 신규주택 공급 시,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이 배분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살피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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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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