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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11%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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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11%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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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을 통해 11%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 주식 투자에서 30% 정도의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나 국민연금의 재정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국민연금이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돈의 성격부터 살펴보자.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다음 해부터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그런데 이 돈이 해외 직접투자나 증권투자 형태로 금융계정을 통해 다 나가고 있다. 지난 한 해만 해도 경상수지 흑자가 600억달러였는데, 금융계정으로 610억달러가 나갔다. 이 중 약 420억달러가 해외 주식 투자로 유출됐다. 우리 국민이 땀 흘려 상품을 만들어 벌어들인 돈이 해외 증권투자로 나간 것이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금액의 원천도 따지고 보면 이 돈의 일부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금을 잘 운용했다. 운용수익률 11%였고, 금액으로는 70조원 정도였다. 2001년 12% 이후 최고 수익률이다. 이처럼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둔 이유는 해외 주식투자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말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산은 711조원인데, 이 가운데 해외 주식이 156조원으로 22%나 차지했다. 2010년 20조원(6%)보다 거의 8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투자로 30% 정도의 높은 수익률은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세계 주가가 24%나 올랐고 원화 가치도 6% 떨어진 데 기인했다. 지난해 해외 주식투자로 30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1년 주고도 남을 돈이다. 2018년 국민연금이 연금수급자에게 지불한 돈은 21조원이었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연금 지속 가능성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2041년 1778조원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57년에 고갈된다. 수익률에 따라 고갈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고 늦춰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유사했다. 지난 20년(2000~2019년)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은 연평균 6.03%로 명목 GDP 성장률 6.08%와 거의 비슷했다.

앞으로 명목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실질 GDP 기준)은 2.5%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1%대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명목 경제성장률은 3~4%에 그칠 것이다. 잠재성장을 결정하는 노동이 줄어들고 자본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경제 성장률은 갈수록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국민연금의 연평균 운용수익률도 3~4%로 떨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국민연금 적립기금의 정점이나 고갈 시기가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에 저축이 투자보다 높은 상태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되고 경상 수지 흑자 상태도 이어질 것이다. 또 이 돈이 직접투자나 증권투자로 해외로 나갈 것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도 해외 증권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확보하는 데 있다. 지난해와 같이 해외 주식투자에서 30% 수익률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됐는데, 그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가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일부 주식시장에서는 풍부한 유동성 탓에 거품이 발생했다. 올해는 해외 주식투자에서 수익률과 리스크가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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