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략에 울고 웃는 화장품 맞수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뷰티 맞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성과로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생활용품·음료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 돼 있는 LG생활건강에 비해 화장품 사업 집중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은 다소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4278억원으로 전성기였던 2016년(8481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반면 LG생활건강(1조1764억원)은 아모레퍼시픽과 3배에 가까운 이익 격차를 내며 역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5조5801억원으로 5.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2104억원으로 37.2% 감소했다.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에서 사드 보복 여파가 이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니스프리(-22%), 아모스프로페셔널(-2%) 등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지난해 역신장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며 15년 연속 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7조6854억원, 당기순이익 7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9% 증가하며 외형과 내실 모두 역대 실적을 구가했다.
중국 사업 고성장과 매출 다변화가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로 48%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후'의 선전이 주효했다. 후는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시진핑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였고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사업에 매출의 90%가 집중된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60%·생활용품 20%·음료 20%로 매출구조가 다변화돼 있다. 특히 생활용품 부문의 성과가 쌍끌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각각 마케팅(아모레퍼시픽)과 영업(LG생활건강)에 집중하는 전략도 희비를 가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회복의 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도 브랜드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판관비 투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며 "투자 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 증가보다는 브랜드력 강화에 따른 외형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2016년을 기점으로 2017년 3조1477억원, 2018년 3조3610억원으로 매년 판관비를 늘려왔다. 지난해에도 전년동기대비 8.3%(3분기 누적 기준)를 상향했다. 브랜드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증가가 컸다.
양사의 전략 차이는 구매수량 제한 정책에도 드러난다. 아모레퍼시픽은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에 의한 브랜드력 훼손을 막기 위해 모든 브랜드 동일하게 한 품목당 10개까지 2000달러 이하로 수량과 금액 제한을 펴는 반면, LG생활건강은 일부 브랜드의 세트제품에만 최대 5개까지 수량제한을 두는 등 다소 완화된 정책을 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에도 고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의 영향권 하에 있는 올 1분기를 포함 상반기 소비 위축에 따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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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7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감염증에 의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어 1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지 현재로서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출 정체와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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