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법률대리인 이정도 변호사
사건 당시 경찰 수사관 직무유기·범인도피 등 고발
"계속범으로 해석 가능…전향적 판단 기대"

경기 화성시 A공원에서 경찰이 지표투과레이더 등 장비를 이용해 이춘재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유골을 수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 화성시 A공원에서 경찰이 지표투과레이더 등 장비를 이용해 이춘재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유골을 수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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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49재에 절도 못했다고 합니다. 자기 자식한테 어떻게 하겠느냐며…. 30년 동안 고통 받은 유족들을 위해 전향적인 판단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30년 만에 이춘재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밝혀진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피해자 유족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참본 이정도 변호사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차분한 어투로 유족들의 심경을 전했다. 이 변호사는 "이춘재의 소행임을 알고 유족들이 충격을 많이 받아 식음을 전폐하실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수원지검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유족들을 대신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당시 사건을 은폐한 경찰 수사관들을 엄히 처벌해달라는 유족들의 마음이 담겼다. 이 변호사는 "보상이나 배상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든 (당시 경찰 수사관들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은 1989년 7월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 김모(당시 8세)양이 하교 중 실종됐다. 경찰은 5개월 뒤에서야 김양의 책가방과 옷가지 등 유류품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고, 30년 동안 미제 실종사건으로만 남았다는 게 이제껏 알려져 왔던 사실이었다.

유족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참본 이정도 변호사.

유족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참본 이정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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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춘재의 자백으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경찰 수사를 통해 당시 형사계장과 형사가 김양의 유류품, 줄넘기에 묶인 양손 뼈를 발견하고도 이를 단순 실종사건으로 축소하는 한편, 허위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은폐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수사관들을 사체은닉ㆍ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문제는 공소시효다. 증거인멸의 공소시효는 7년, 공무원 직무유기는 5년이다. 30년 전 사건이다 보니 은폐 행위가 있던 시점부터 계산하면 죄를 묻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당시 수사관들이 위법 행위를 지속한 '계속범'임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범인도피와 직무유기는 법익 침해가 종료된 이후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며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한 시점에서야 범인도피의 행위가 종료된 것이고, 직무유기는 해당 경찰관이 퇴직해서야 위법상태가 종료된 만큼 그 이후부터 공소시효가 시작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심경을 헤아려 수사기관이 의지를 갖고 전향적인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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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고발 사건은 수원지검 형사6부에 배당됐다. 형사6부는 현재 재심이 개시된 이춘재 '8차 사건'의 재수사를 맡은 부서다. 재심을 청구한 윤모(52)씨를 수사할 당시 가혹행위를 한 경찰 수사관과 실종사건을 은폐한 수사관이 동일 인물이기 때문에 배당된 것으로 보인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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