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르는게 제일 무섭다"…코로나에 신음하는 협력업체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이번 일은 처음으로 겪는 사태라 그저 막막할 따름입니다.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 부품 협력업체들의 공장은 대부분 멈춰서 있습니다. 지난해 완성차업계 파업으로 가뜩이나 힘들게 버텼는데 올해 예상치도 못한 중국발 악재에 완성차 공장이 멈춰서니 생산할 물량이 없습니다. 더욱이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라 더 두렵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확산 사태로 국내 완성차 생산라인이 속속 가동을 중단하면서 협력업체들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협력업체에 1조원을 긴급수혈하겠다고 했지만, 협력업체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서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완성차 업계가 11일 부터 순차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겠다는 방침은 세웠지만,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 시점을 예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에 있는 기아차 A협력업체 관계자는 "아침부터 대책마련을 위해 비상 회의를 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을 할지 감이 안잡힌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이미 휴업을 선언했던 상황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재고와 자금 등 모든 부분이 막막한 것은 매한가지"라고 호소했다.
협력업체들이 가장 고통을 받는 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도 어렵고 언제까지 지속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광주지역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지금은 언론만 바라보고 있다"며 "사태가 언제까지 갈 수 없다는 점이 제일 고통스럽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울산에서 현대차에 납품하는 B협력업체 관계자는 "지난 5일 울산시의 주체로 간담회가 있었지만 대책은 없었다"며 "오늘 나온 정부 대책도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완성차 업체가 휴업에 들어가면 협력업체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차량 옵션에 따라 완성차 업체가 원하는 부품과 물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문 전 생산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생산해도 납품까지 보관할 장소도 문제다. 더군다나 이런 어려움은 자금 사정이 열악한 2ㆍ3차 협력업체가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현대차ㆍ기아차ㆍ한국GMㆍ르노삼성차ㆍ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와 직접 거래하고 있는 1차 협력업체는 831개사다. 여기에 2차ㆍ3차 및 일반구매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만여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B협력업체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의 경우 재고 확보 차원에서 공장을 돌리기는 했지만 최근 가동라인을 줄이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 되면 2ㆍ3차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