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의 전쟁…춘제 끝난 중국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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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널 위해 목숨을 걸었어. 생사의 문을 앞에 두고 나는 너를 떠나거나 방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사랑이 있으면 이길 수 있다고 믿어. 우리는 중화민족(중국)의 힘을 모으고 있어."


공식적인 춘제(설 연휴)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일이었던 3일 저녁. 중국중앙(CC)TV 7시(현지시간) 메인뉴스 신원롄보 시작을 몇분 안남겨두고 TV에서는 '전염병 저항 주제곡' 한곡이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 중국 전체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사랑이 있으면 모든걸 이겨낼 수 있으니 다 함께 힘을 내자는 내용의 노래다. 이 노래는 중국 전역을 집어삼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을 이겨내자는 의지를 담아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노래 가사와 달리 중국에서는 맹위를 떨치는 신종 코로나에 여전히 숨죽이고 있다. 춘제 연휴가 끝났지만 신종 코로나가 때문에 중국 곳곳에서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풍경들이 쉽게 포착되고 있다. 춘제 연휴가 끝나면 일상으로 복귀한 시민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수도 베이징은 여전히 썰렁한 분위기다. 상점과 백화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도로에는 차와 사람들이 종적을 감췄다. 연휴 종료 후 베이징 밖에 고향을 둔 근로자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집집마다 후베이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자진신고 하라는 통지문이 붙었다.

3일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출입금지'된 택배 기사들이 도로에 택배상자와 우편물을 펼쳐놓고 수령자를 기다리고 있다.

3일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출입금지'된 택배 기사들이 도로에 택배상자와 우편물을 펼쳐놓고 수령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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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확진자와 사망자에 경계심이 극에 달한 베이징에서는 주민 밀집지역마다 아파트 출입문이 굳게 닫혔다.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밖으로 통하는 주요 통로 한두곳을 제외한 작은 문들은 모두 폐쇄조치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아파트 안으로 들어올 수 없고, 출입을 위해서는 경비원의 열 체크를 거쳐야 한다. 택배 기사와 음식점 배달원들의 출입이 전면 차단된 곳들도 수두룩하다. 한국인 밀집지역인 차오양구 왕징 지역 곳곳에서는 아파트 출입문 밖에 출입이 금지된 택배 기사들이 택배박스와 우편물들을 거리에 펼쳐놓고 수령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경비원들이 아파트 출입 차량 타이어에까지 소독약을 뿌리고 문을 열어줄 정도다.

일상생활을 위해 외출을 하기 위해서는 마스크가 필수지만 동네 마트, 약국에서 마스크는 자취를 감췄다. 징둥, 타오바오 같은 온라인 상점에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마스크는 재고를 찾기가 힘들다. 중국 내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마스크 관리가 국가 차원으로 넘어가자 일반 민영 기업들은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을 위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하지 못하니 웃돈을 얹어서라도 한국산 마스크 수십만장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다.

춘제 연휴가 끝났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여전히 한산하고 적막한 분위기다.

춘제 연휴가 끝났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여전히 한산하고 적막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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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대부분이 안전 우려로 복귀를 미루고 있는데다 베이징으로 돌아왔더라도 집밖으로 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 기업들은 춘제 연휴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오는 9일까지 긴급한 업무만 처리하고 일반 창구 업무는 하지 않는다고 공지를 내걸었다. 중국 내 한국 기업 주재원들도 상당수가 귀국을 하거나 남아 있을 경우 재택근무로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다. 공장들은 대부분 가동을 멈췄다. 중국 정부는 9일까지 식품, 의약품, 생필품 등 일부 산업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라고 기업들에 통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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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는 온종일 이런 일상생활 대신 "우한 화이팅" "중국 힘내라"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승리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구호와 메시지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비관적인 소식은 짤막하게 보도하면서 정부의 극복 의지와 노력을 담은 내용들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격리된 밀접접촉자들의 모습은 정부의 각종 지원 아래 무료하거나 고독하지 않고 아무런 증상 없이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가득한 밝은 분위기로 담겨졌다. 온라인 뉴스 홈페이지에는 애국주의 고취 내용이 담긴 댓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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