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자 발생 2주…신종 코로나 '지역사회 확산' 분수령
사실상 모든 감염자 찾기 힘들어…전문가 "퍼지는 순간 진검승부"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국내 보건당국의 감시망에서 누락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들이 2주 가까이 전국 곳곳을 활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3차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감염자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슈퍼 전파자(사람 간 접촉으로 8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환자)'가 출현할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해 지역사회 누빈 확진자들=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12번ㆍ8번ㆍ5번 환자는 최소 1주일에서 2주 가까이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음식점, 마트, 의료기관 등을 누볐다.
서울, 인천, 부천, 강릉, 수원, 군포 등을 방문한 12번 환자의 경우 국내 보건당국은 접촉자 수가 138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하철, 택시, KTX 등 대중교통을 탑승하고 이동 경로가 복잡한 만큼 사실상 모든 감염 위험자를 찾아내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영화관, 면세점, 기차역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했다는 점이 문제다. 감시 대상이 아니었던 11일간 그는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1월 20, 27일)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 부천역점(1월 20, 26일)을 두 차례나 방문했다. 또 같은 달 22일 서울역을 통해 KTX를 타고 정동진 숙소(썬크루즈리조트)와 음식점과 카페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을 들렀다. 12번 환자는 아내(14번 환자)를 감염시켰다.
◆증상에도 사우나·영화관·마트行= 8번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지난달 23일 중국 우한에서 칭다오를 거쳐 귀국했다.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서울과 군산 소재 음식점을 방문했다. 심지어 바이러스 감염이 쉽게 이뤄지는 대중목욕탕에 갔고 같은 달 28일 의사환자로 분류되면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격리 해제를 받은 뒤 그는 음식점, 대형마트를 방문했다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30일 원광대병원에 내원했고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5번 환자 역시 우한을 다녀온 뒤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난달 26~28일 사흘 동안 강남ㆍ성북ㆍ성동ㆍ중랑구를 돌아다니며 점집, 음식점, 마트, 웨딩숍, 미용시설 등을 오갔다. 여자 친구는 그로부터 2차 감염돼 9번 확진자가 됐다. 13번 환자는 지난달 31일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교민이다. 입국과 동시에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됐지만 기내에서 다른 교민을 감염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리면서 지역사회에 확산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항에서 증상이 포착돼 바로 격리된 1번 환자의 경우 접촉자 수가 45명인 반면 검역망을 통과한 3번(98명)과 4번(172명) 환자 등은 세 자릿수에 가깝다.
보건당국도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인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2번과 14번 환자는 동선이 많은 편이며 8번 환자도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격리 해제된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해 지역사회 바이러스 노출 우려가 증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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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지금부터가 진검승부"=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번 환자에 대해 "지역 사회 전파 위험성을 시사하는 사례"라며 "노출된 기간이 긴 만큼 접촉자 수도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 확진된 3번과 4번 환자 접촉자들의 발병기가 시작된 만큼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지역 사회에 감염병이 전파되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만큼 지금부터가 (방역 당국의) 진검승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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