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못 믿어”…중국인들 한국서 마스크 싹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29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약국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중국의 마스크 공장 80%는 우한에 몰려있다.” “우한 산 마스크를 끼면 감염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가 날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한 괴담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마스크 공장 대부분이 몰려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괴담이 퍼지며 해외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중국인들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과 가깝고 제품의 질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를 찾아 마스크를 '싹쓸이'해가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은 입구에 마스크를 상자째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다. 우한폐렴이 논란이 되며 마스크를 찾는 고객이 늘었는데 특히 일부 중국인들은 상자째로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일부 대형마트에서도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는 마스크를 진열해놓기가 무섭게 중국인들이 구매해 수시로 진열대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마스크를 싹쓸이 해가는 이유에는 철저한 인증 시스템도 한 몫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KF 표시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절차가 까다롭고 KF 인증 제품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마스크 싹쓸이 행렬을 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직장인 정모(34)씨는 "며칠전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약국과 편의점을 몇 군데씩 돌아다녔다"라며 "중국인들이 다 쓸어가면 우리가 쓸 마스크마저 다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국내 유통업계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2주 전부터 우한폐렴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 발주량을 늘렸다"라며 "현재 재고 상태도 여유로워 국내 소비자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과 우리나라를 오가는 한 유통업체 바이어는 "괴담보다도 중국에서 이미 마스크 품귀현상을 빚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제품에 눈을 돌린 이유도 있다"라며 "현재 중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우리나라 제품을 찾는 수요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우한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설 연휴 기간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개인 위생용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설 연휴 기간 마스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413%, 직전 주 같은 요일(17∼20일)보다 350% 늘었다. 손 소독제 매출은 전년 대비 429%, 전주 대비 343% 증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CU 역시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20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0.4배 급증했다. 또 이 기간 가글 용품과 손 세정제의 매출이 각각 162.2%, 121.8% 늘었다. CU 측은 "마스크의 경우 미세먼지 영향 등으로 겨울철에 평소보다 5∼8배가량 판매가 증가하지만, 연휴 기간 우한 폐렴 우려가 겹치면서 증가 폭이 더 늘었다"고 분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