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출시까지 25만회 극한시험"…K2 신발 R&D 산실 가보니
국내 유일 사내 R&D 조직 갖춰
올해 3D프린터 도입·인력 강화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취이잉 쾅'
가로 50㎝ㆍ세로 190㎝ 기계에 매달린 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게 10kg의 추가 2㎝ 높이에서 떨어진 곳은 등산화 쿠션창 위. 케이투코리아가 올해 봄여름 신제품으로 출시 예정인 '알피나' 모델 완제품이다. 실제 보행 시 발생하는 하중과 동일한 충격을 바닥창(중창)에 가해 흡수력을 분석하는 '쿠셔닝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추의 자유낙하로 발생되는 에너지는 체중 70kg 성인남성이 시속 4km로 보행시 가해지는 에너지와 동일하게 설정됐다.
바로 옆 성능평가실에서는 신제품 '발칸' 모델을 신은 직원이 런닝머신처럼 생긴 기계의 경사면을 걷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경사면 기울기가 '39'로 표시됐다. 다양한 경사면 조건에서 신발 밑창(아웃솔)의 접지력을 시험하는 중이다.
14일 찾은 서울 자곡동 케이투코리아 신발연구소는 신발 기술력의 산실이었다. 그룹 내 6개 브랜드에서 생산되는 신발에 대한 연구가 이곳에서 진행된다.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성능 평가'와 불량률을 낮추기 위한 '품질 관리'가 주 업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 중 사내 신발 연구개발(R&D) 조직을 별도로 둔 곳은 케이투코리아가 유일하다.
정영훈 케이투코리아 대표가 "과학적인 데이터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라"는 특명을 내리며 2016년 3명으로 연구조직이 꾸려졌다. 김평기 신발연구소장(전무)은 "신발은 의류와 달리 해부학적 지식과 기술력에서 높은 경험치를 필요로 한다"며 "R&D 역량 강화를 위해 4년 전 3명으로 꾸린 연구 조직을 최근 12명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아웃도어 신발은 접지력과 내구성, 두 가지가 핵심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의 타이어에 해당되는 밑창에 케이투코리아가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최적의 기술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접지력과 내구성은 괴리가 커 둘 사이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내는 게 우리의 과제"라며 "내구성 시험을 위해 신발을 접었다 펴는 기계 동작을 25만회나 반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특별 제작한 기계를 테스트에 활용한다. 실제 필드 테스트에 준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접지력 테스트를 진행중이던 이정호 차장은 "기계 시험은 실제 등산 환경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오차가 크다"며 "한국에 많은 화강암 지형을 만들어 테스트의 변별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케이투코리아의 모든 제품들은 평균 39~40도, 릿지화 등 일부 기능성 제품의 경우 47도의 경사도 테스트를 통과해야 출시가 가능하다.
해마다 다양한 형태의 테스트 기계 도입도 늘려 왔다. 지난해 3D 스캐너를 도입한 데 이어 미래기술로 꼽히는 3D 프린터기도 올해 처음 들여왔다. 이 3D 프린터기로 밑창, 중창 등의 신발 샘플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3D 프린터기로 샘플을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만 이틀. 기존에 외부 의뢰를 통해 한 달 이상 걸리던 샘플 제작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3D 프린터기로 샘플을 제작 중이던 류재진 과장은 "디자인 스케치를 끝낸 신발을 실물로 볼 수 있는 샘플을 만들기까지 예전에는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는데 3D 프린터기 도입으로 단 이틀로 줄었다"며 "6~8개월의 개발 작업에서 설계에 투입하는 시간을 줄이고 성능 평가에 투입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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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투코리아는 원래 1972년 등산화를 만드는 회사에서 출발했다. 1987년에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등산화 대량 생산체제도 구축했다. 50년 가까운 업력으로 현재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신발 부문에서 점유율(30%) 1위를 달리고 있다. 산업 건설 현장에서 착용하는 안전화 시장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케이투코리아는 올해 주력 상품군의 경쟁 우위를 통해 등산화를 비롯해 트레킹화, 하이킹화, 워킹화로 라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첫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냉감제품군 오싹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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