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초타키스 총리, IMF 총재 면담
"몇 달 내 아테네 IMF 사무소 폐쇄"
부채,실업률, 성장률 호전
공공부문, 은행 구조조정 불가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그리스가 10년간 짓눌려왔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서 마침내 벗어난다. 2010년 경제위기로 IMF 관리를 받기 시작한 후 고강도 긴축과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다. 그리스는 소득의 90%까지 보장하는 퇴직연금으로 대표되는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구제금융의 시련을 겪었다는 점에서 재정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스는 큰 위기에서는 탈출하는데 성공했지만 오랜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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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 IMF 본부를 방문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면담을 했다. 면담 뒤 미초타키스 총리는 "수개월 내 아테네의 IMF 사무소가 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소 폐쇄는 그리스가 IMF 관리 체제를 완전히 벗어났음을 뜻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의 IMF 관리 종식에 대해 "기술적인 의미에서 볼 때 위기에 처한 국가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는 디폴트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지만, 이제는 정상적으로 국채를 통한 자본 조달이 가능한 상태까지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경제 성장률도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지난해 1.7% 올해는 2%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제통화기금(IMF)와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2890억유로(372조33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관광업 외에 변변한 산업이 없는데다 탈세가 심한 취약한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재정 운용이 겹친 결과다. EU 가입 후 그리스 정부가 낮아진 국채조달 금리를 이용해 조달한 자금을 연금 인상이나 각종 보조금 등으로 흥청망청 돈을 쓴 것이다.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에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공공 뿐 아니라 민간영역까지 대대적으로 임금을 삭감한 것은 물론이고 연금 개혁과 공기업 민영화도 단행했다. 그동안 그리스는 빚을 갚기 위해 피레우스 항과 테살로니키 항구의 운영권을 민간 기업에 매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섬들이 해외 부호들에게 매각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미초타키스 정부가 법인세를 깎아주고 각종 개혁을 추진하면서 투자가 늘었다. 외신들은 친기업 성향의 미초타키스 정부가 출범한 이후 그리스 경제가 활력을 얻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 미초타키스 정부는 과거 정부에서 불허했던 금광 개발이나 외국 자본의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개발 정책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경기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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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초타키스 총리는 투자를 장려해 기업들의 신뢰를 높이는 한편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깨는 과정에 들었다고 본다"면서 "조만간 그리스를 선순환의 고리에 접어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현금영수증을 발행해 세수를 확보하고 연금을 개혁하는 등 뼈를 깎는 사회시스템 개혁을 펼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리스가 긴 터널의 끝을 나왔다고 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인 180.2%(지난해 2분기 기준)다. 유럽 국가들의 평균 국가부채 비율이 80.5%인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높다. 그리스보다 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는 일본과 수단 정도뿐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그리스가 2041년에나 가야 GDP 대비 부채 비율이 통상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100%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한때 27.8%까지 치솟았단 실업률도 16.4%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황이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레오니드 버시드스키는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구매력(PPP)을 기준으로 그리스는 EU 소속 국가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해, 라트비아나 루마니아와 같은 동유럽 수준의 국가로 전락했다고 봤다.


특히 위기의 원인이 공공 부분에 있다는 점은 그리스의 경제개선에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리스는 공공부채 규모가 커 경제위기 국가가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재정정책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문제도 그리스의 앞길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그리스의 부실채권 비율은 42.1%다. 이마저도 부실채권 정리를 하며 얻어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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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지난해 그리스 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부실채권전담은행(배드뱅크)에 부실 채권 절반을 넘길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하지만 배드뱅크가 만들어져도 그리스 은행들은 여전히 나머지 절반은 해결해야 한다. 결국 부실채권을 낮추기 위해서는 그리스 정부가 파산법을 손봐서, 좀비기업과 주택담보 처분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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