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주주 '사금고화' 우려 여전
직원들 위법사항 알고도 대주주 지시 따라
업계 1~3위 대형 저축은행 제재 0건 눈길

저축銀, 올해 낸 벌금만 83억원…2011년 부실 사태 이후 최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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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올해 과태료, 과징금 등 금전제재 수위로 정부에 낸 벌금만 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최대 금액이다. 개인 대주주에 의한 ‘사금고화’ 등 도덕적 해이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검사를 통해 22개사에서 22건의 위법사항을 적발하고 과징금과 과태료 83억2460만원을 부과했다. 적발 건수는 지난해와 같았으나 벌금 액수는 1억9640만원에서 1년 새 42.3배나 급증했다.

이른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고강도 검사를 통해 2013년 82건의 제재를 내리고 114억3845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이후 6년 만에 최대 금액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태료는 잘못한 행위에 일정 금액의 벌금을 매기는 것이지만 과징금은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개념이라서 부당이득을 많이 본 특정 사례가 올해 다수 적발됐다”고 전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적발된 위법사항 중 상당 부분이 대주주에 대한 불법 신용공여, 개별 차주(개인 8억원, 개인사업자 50억원, 법인 100억원)에 대한 대출한도 초과였다.

대구 소재 참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이 저축은행은 2012년 9월부터 2015년 5월 사이 공동 대주주인 A씨와 B씨에게 타인 명의를 이용해 231억원의 대출을 내줬다가 적발됐다. 이 저축은행은 또 A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C사의 채권상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C사 명의로 4억원의 대출을 취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참저축은행에 과징금 47억960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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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대주주가 특정 회사의 전환사채를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담보물 공매절차를 진행해 대주주 등에 6억3900만원의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2015년부터 지난 2월까지 대출자 12명에게 개인사업자 명의로 일반자금대출 18건, 334억9000만원을 내주면서 신용공여 한도를 최대 84억5000만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꺾기’ 행위도 적발됐다. 2016년 5월부터 2017년 11월 사이 11개 회사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대출액 360억원) 발행회사에 정기예금을 판매해 발행자금의 일부를 예금으로 받았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꺾기로 받은 정기예금만 24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저축은행은 15억2100만원의 과징금과 3억6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고, 기관경고도 받았다. 임원들에 대해서도 문책경고(1명)와 퇴직자 직무정지 상당 통보(3명), 퇴직자 문책경고 상당 통보(1명)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임원들 중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의 실질적인 대주주 유준원 상상인 대표이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이사는 최근까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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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상인 계열인 상상인저축은행도 꺾기, 개별 차주 신용공여 한도 초과 등 비슷한 사유로 3억90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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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태 이후 자정 노력을 해 온 업계에 부정적 이미지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직원들이 대주주 불법 신용공여나 개별 차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초과가 위법사항임을 알면서도 대주주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경향이 있다”며 “저축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로 전락하지 않도록 꾸준한 감시와 견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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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형 저축은행 대부분은 단 한 건의 제재도 받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자산 규모로 업계 1,2위를 다투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올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또 업계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도 금감원으로부터 위법사항을 지적 받지 않고 한 해를 보내게 됐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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