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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中 '미니딜' 승인…탄핵정국 무역합의로 돌파 (종합2보)

최종수정 2019.12.13 19:19 기사입력 2019.12.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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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중 합의안 공식 발표 가능성
내년 신두교서에서 무역합의 성과로 내세울 듯
미국, 관세폭탄 부담에 일단은 중국에 양보
2·3차 협상은 먹구름 드리워져…중국은 일단 말 아껴

트럼프, 美中 '미니딜' 승인…탄핵정국 무역합의로 돌파 (종합2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중국 추가관세 부과를 사흘 앞둔 12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안에 대해 승인했다. 1단계 무역합의안에는 중국이 그간 요구했던 관세인하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여 양국 간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7월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후 약 1년6개월 만, 그리고 지난 10월11일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지 약 9주 만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미ㆍ중 무역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안에는 중국이 500억달러(약 58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고, 지식재산권(IP) 보호와 금융서비스시장 개방 등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미국은 오는 15일 1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를 취소키로 했다. 기존에 부과했던 약 3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도 낮출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중국이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내용의 '스냅백(snap back)' 조항도 합의 조건으로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빅딜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그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고, 우리도 그렇다"고 낙관론을 피력한 바 있다.


미ㆍ중 양국은 지난 10월 워싱턴DC에서 진행됐던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합의문 서명은 불발됐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함께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세부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타결이 미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합의안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함께 13일 공식 서명할 것이라 전망이 우선 나온다. 다만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베이징으로 건너가 서명식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합의안 서명은 정상 간이 아닌 '장관급 서명'으로 대체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아직까지 1단계 무역합의안 세부안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중의 공식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미ㆍ중이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6%(26.94포인트) 오른 3168.57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0.73%(63.27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무역합의 소식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며 13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5.1원 내린 달러당 117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17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 폭은 지난해 11월2일(-16.5원) 후 1년여 만에 가장 컸다. 한국 증시도 글로벌 증시와 보조를 맞췄다. 코스피지수는 1.54%(32.90포인트) 상승한 2170.25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1.54%(32.90포인트) 오른 2170.25에 마감했다.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숨통 트여=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1단계 무역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세계경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은행(IB)들이 미ㆍ중 무역전쟁을 '2020년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았던 만큼 경제가 최악 양상으로 흐르진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통신은 톰 오르릭 경제연구원을 인용해 "지난해 5월 수준으로 관세를 되돌리고 미ㆍ중간 무역전쟁이 휴전 상태로 들어간다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0.6%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양국의 무역협상은 내년 성장궤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며 당분간 불확실성은 사라진 것으로 평가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무역마찰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앞서 무역마찰로 인한 누적 손실이 2020년까지 7000억달러(약 838조원)에 이를 것이며, 이는 전세계 GDP의 0.8%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5일 부과될 예정이었던 추가 관세는 미국 경제에도 타격이다. 관세가 시행되면 아이폰 가격은 대당 150달러 오르고, 미국 내 판매량이 35%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관세 부과가 철회되면서 미 경제도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는데, 이 역시 무역전쟁이나 해외 충격을 덜 우려한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탄핵정국 무역합의로 돌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합의안 승인 소식은 오후 2시30분경부터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의 회동 직후에 나왔다. 당초 이날 회동에선 무역합의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백악관 내에서도 대중 강경파와 온건파가 대립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회동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단계 무역합의안을 승인하겠다는 마음을 굳혔던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회동이 있기 전인 오전에 트위터로 "중국과 대규모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점도 이번 합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인스티튜트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면서 "이건 돌파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합의가)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고,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필스버리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통화하며 외부 고문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추가 관세는 미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정도 양보를 하더라도 합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미 하원이 다음주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탄핵절차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를 한 이유로 꼽힌다.


지난 10월에만 해도 미국은 추가 관세는 취소하더라도, 기존에 부과된 관세율을 낮추는 데 대해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이번엔 기존 관세도 낮춰달라는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경제 평론가 스티븐 무어는 "이번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최고의 주로,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방어하는 방법으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연두교서) 전에는 무조건 합의를 마무리짓는 쪽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년 연두교서에서 얼마 전 합의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합의에 이어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여전…1단계 이후가 문제= 다만 변수는 여전하다. 1단계 합의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관건은 내년에 시작되는 소위 '2단계 합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2단계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중국 정부의 대규모 기업 보조금 ▲해외 기업들의 중국으로의 기밀유출 등에 대해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1단계 합의에 명시한 대규모 농산물 수입을 절차대로 진행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관세 전면전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미ㆍ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일관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고 판단하는 만큼 협상 진전 상황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는데 신중한 입장이다. 1단계 합의 여부를 확인하진 않았지만, 양국간 무역협상을 달성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바람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단계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며 "양국의 협상을 통한 합의 달성이 국제사회의 공통적 바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줄곧 상호 존중과 평등의 원칙 위에 협상이 진행되고, 합의 내용이 반드시 윈-윈(win-win)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덧붙였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은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응을 해왔다"며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각국과 상호 평등의 기초 위에 우호관계를 맺길 원하지만, 우리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훼손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대응한다"고 답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평(사설)에서 미국의 태도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무역협상은 양국이 최종안에 서명하기 전까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미국은 무역협상과 관련해 다량의 메시지를 전달해왔고 이런 톤은 항상 변화가 있었다"면서 "무역전쟁을 끝내고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추가 관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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