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전통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기업 국순당의 배중호 대표 등 임원들이 도매점 영업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도매점에 매출 목표를 강제로 할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국순당 갑질영업 사건'이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 대표 등 국순당 임원 3명의 상고심에서, 원심 중 '영업비밀 누설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배 대표 등은 2008∼2010년 도매점들에 매출목표를 할당하고 매출이 저조한 도매점들과는 계약을 일방적으로 끊는 등 도매점들의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2014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국순당의 도매점 구조조정 계획에 주도적으로 반발하는 도매점들의 거래처와 매출에 관한 정보를 경쟁 관계인 자사 직영점에 넘긴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국순당이 도매점들에 매출 목표를 할당하고 이를 채우라고 독려한 것만으로도 업무방해죄로 인정된다며 배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처벌 대상이 될 정도의 '위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에서는 업무방해보다 오히려 영업비밀 누설 부분이 쟁점이 돼 이에 대한 판결이 뒤집혔다. 영업비밀 누설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으로 해당 정보가 비밀로 유지ㆍ관리돼야 하는데 대법원은 국순당이 자사 직영점에 넘긴 도매점들의 영업정보를 비밀로 볼수 없다고 했다.
"도매점장들은 국순당이 전산시스템을 통해 도매점 정보를 관리해온 것을 인식했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해당 정보들을 비밀로 유지ㆍ관리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도매점장들이 전산시스템 관리를 국순당에 사실상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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