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통화 듣고 국가 안보 약화 우려했다"
NSC 파견 미군 중령, '퀴드 프로 쿼' 의혹 입증 증언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ㆍ보상 또는 대가) 의혹을 입증해주는 증언이 또 나왔다. 그것도 백악관에 파견된 현역 군인으로 지난 7월25일 트럼프 대통렁ㆍ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전화 통화를 직접 들은 관계자여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군 중령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파견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이날 하원 탄핵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문제의 통화를 직접 듣고 나서 미국의 안보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고 증언했다.
빈드먼 중령은 7월25일 통화를 직접 들은 관계자 중 하원 탄핵 조사에서 증언한 첫번째 당국자다. 그는 NSC 당국자 및 펜스 부통령의 보좌관들과 백악관 상황실에서 해당 전화 통화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드먼 중령은 사전 배포한 성명서에서 자신이 7월10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존 볼턴 당시 백악관 NSC 보좌관 등이 참가한 회의에서 선들랜드 대사가 젤렌스키-트럼프간 회담을 보장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특정한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빈드먼 중령은 또 그 모임 직후 선들랜드와 만났다면서 "선들랜드가 우크라이나의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부패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들랜드 대사에게 국가 안보와 아무 관련이 없는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NSC가 관여하거나 밀어부칠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빈드먼 중령은 이어 "해당 전화 통화에 매우 우려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는 당파적 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 "이를 NSC 법률팀에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증언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의 이달초 증언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선들랜드 대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옹호하면서 "아무도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원 탄핵 조사 위원들에게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함으로써 초래될 영향을 걱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3세 때 가족과 구소련을 도망쳐 나온 이민자 출신으로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냈고 자신은 미국의 가치와 이상에 깊이 공감하는 애국자라면서 "정치나 당파에 상관없이 우리나라를 방어하고 진전시키는 것이 나의 신성한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미 하원은 지난달 24일 탄핵 조사를 개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부패 혐의 조사,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우크라이나 개입 의혹 등을 조사해달라며 우크라이나 측에 4억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미끼로 압력을 넣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실체 여부를 파헤치고 있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으려 외국 정부에 미국의 국가 안보와도 관련돼 있는 군사 원조를 미끼로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청해 미국의 헌법을 위반했다는 게 핵심 요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는 당연한 의무이며, 군사 원조를 미끼로 삼지 않았다며 '퀴드 프로 쿼'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하원 탄핵 조사가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 부인하는 '퀴드 프로 쿼' 의혹을 입증하는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도 하원 탄핵 조사 청문회에서 미국 정부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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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힐 전 NSC 유럽ㆍ러시아 담당 선임국장도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최측근의 우크라이나 압박 행보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서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나쁜 작전'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저지할 힘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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