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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유승민 '공수처 변심', 그의 말은 왜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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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선 출사표로 ‘공수처 설치’ 대국민 약속…최근에는 ‘공수처 저지’가 정치적 소명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0월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세종=김현민 기자 kimhyun81@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0월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세종=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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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받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2016년 9월7일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강원도 춘천 한림대 특강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 의원은 이날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유 의원은 “저 사람들(사법부)에 셀프개혁을 맡기는 건 국민 경험으로는 안 하겠다는 말과 똑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유 의원은 17대 국회 때 당이 공수처를 찬성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새누리당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


유 의원은 “고위공직자의 부패비리 사건은 검찰에 그대로 맡겨두는 게 한계에 왔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당시 대선주자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이때만 해도 조기 대선이 확정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내세웠던 유 의원에 대한 관심은 컸다.


유 의원의 한림대 특강 발언이 일회성 주장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는 ‘대선 출사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결정됐던 유 의원은 2017년 3월28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을 통해 “무엇보다 정치인과 공무원의 부패를 뿌리부터 뽑아내는 강력한 반부패 제도를 도입하겠다”면서 “수사와 기소 권한을 가지는 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겠다”고 다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25일 국회 운영위 회의실 앞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25일 국회 운영위 회의실 앞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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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자처했다. 실제로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는 보수의 변화와 관련한 그의 정치 소신이 녹아 있었다.


“보수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궤멸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보수 전체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7년 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보수 변화의 깃발을 앞세운 유 의원의 정치 행보에 많은 이가 주목했다. 그는 2017년 5월9일 대선에 출마해 220만8771표(득표율 6.76%)를 얻었다. 당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00만명 이상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바른미래당 창당의 주역이 됐던 유 의원은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탈당 이후 정계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행 시기만 남았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점은 유 의원 정책 소신의 변화다. 유 의원은 최근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권력의 도구가 되는 그런 공수처는 저희들은 절대 찬성할 수 없다. 그 뜻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개인의 판단을 넘어 집단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해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지나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해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지나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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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참여하고 있다. 유승민·안철수계 의원은 15명에 이른다. 만약 이들이 한 목소리로 공수처 반대에 힘을 싣는다면 20대 국회에서 공수처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1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여권이 추진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에 반대하며 12월 초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이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공수처 처리 저지를 ‘자신의 소명’으로 밝힌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2016년 9월 대학생 앞에서 “공수처는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던 인물, 2017년 3월 대선 출사표를 통해 수사와 기소 권한을 가진 공수처 설치를 국민에게 약속했던 사람, 그때의 유승민은 지금과 다른 정치인일까.


유 의원의 공수처 소신 변화와 관련해 정치권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 23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렇게 지적했다.


“공수처 같은 경우 2017년 대선 국면에서는 본인이 꼭 필요하다 찬성한다. 어느 대학 강연 가서도 이게 정의라는 식으로 강의 제목에 포함시켜서 이야기했다. 지금은 이것을 저지하는 것이 마치 본인의 정치적 사명인 것처럼 얘기를 한다.…총선을 앞두고 금배지가 중요하기는 한가 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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