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관계 수립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30년간 관계를 확대해온 아세안은 신남방 정책의 핵심 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부는 아세안 대표부 대사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외교부 내에 아세안국을 독립 신설하는 등 아세안과의 협력과 교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에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아시아경제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와 함께 지난 30년간 한국과 아세안이 쌓아온 우정의 역사를 외교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고 연구했던 전ㆍ현직 외교관 및 학계 인사들과 함께 되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30년의 미래발전에 대한 비전과 제언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지난 30년간 한국과 동남아시아,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계는 다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성장, 발전해왔다.

[한·아세안 30년] 경제 넘어 안보 동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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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은 동남아 10개국이 회원국인 지역협력체로서 유럽연합(EU)과 같은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아세안은 2015년 12월 아세안공동체를 선언하며 정치ㆍ문화, 경제, 사회ㆍ문화 전 분야의 통합을 목표로 설정했다. 아세안 '경제'공동체는 총인구에서 세계 3번째, 경제 규모에서 세계 5번째의 위상을 자랑한다. 인도, 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고도성장지대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아세안 '정치안보'공동체는 세계의 강대국 및 중견국들을 자신이 주도하는 다양한 협의무대에 끌어들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받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초기에는 출발도 늦고 발걸음도 더디었지만, 1960년대를 지나면서 눈부실 정도로 빠르게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한국이 중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아세안이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한 1980년대 이래, 한국과 동남아는 다른 어느 시대에도 또한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속도와 정도로 급속히 그리고 가까이 서로에게 다가갔다. 아세안은 한국에 2번째로 중요한 무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지역, 건설수주지역이 됐고,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떠올랐다. 아세안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4, 5번째로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국내에는 250만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거주 또는 체류하고 있는데 이 중 동남아인들이 60만명에 달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 4명 중 한 명이 동남아인인 셈이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동남아인들은 240만명을 넘어 전체 입국 외국인의 16%를 차지했다. 국내에 체류하는 동남아인들은 한국인들의 배우자, 한국 대학 유학생, 한국 중소기업과 서비스부문의 노동자로서 한국 사회와 경제에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동남아에 체류,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수는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 정도다. 공식적인 수는 32만명 정도지만 느슨한 현지 국가들의 이민정책을 감안하면 실제 수는 두 배, 세 배에 달할지 모른다. 동남아 국가들의 수도와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한인사회는 다른 어떤 지역이나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는 한국의 대중문화 '한류'가 세계에서 가장 널리 확산되고 가장 '충성스럽게' 수용되는 곳이다.

한ㆍ아세안 관계의 급속한 성장에 발맞춰 양자 간 공식적 관계도 꾸준히 격상돼왔다. 1989년 경제분야에서 부문적 대화관계로 출발했던 공식관계는 1991년 완전한 대화관계, 2004년 포괄적협력동반자관계, 그리고 2010년에는 전략적동반자관계로 점차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현재는 실질적 관계에 부합하는 더 높은 단계의 외교적 수사를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2009년에는 한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전면 발효됐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한ㆍ아세안센터(2009ㆍ서울)와 아세안문화원(2017ㆍ부산)을 설립하고 해외에서는 주아세안대표부(2012ㆍ자카르타)를 개설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과의 양자관계는 더 각별하다. 비전통안보, 방위산업, 안보 포럼 및 양자대화 등 정치ㆍ안보분야에서 한ㆍ아세안 협력이 조심스럽게 강화되고 있는 현상은 지금까지 한ㆍ아세안 관계가 지나치게 경제중심으로 흘러왔다는 비판에 대한 자각과 대응으로 보인다.


한ㆍ아세안 관계는 최근 5년 사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의 악화에 이어 일제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로 아세안을 향한 우리의 관심은 한층 커지고 있다. 아울러 민족적 과업인 남북문제 해결에 아세안을 활용해보자는 제안들도 더욱 힘을 얻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아세안을 4강 수준으로 중시하고 있다. 불과 반세기 전에는 먼 이웃에 불과했던 동남아는 이제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동반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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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 동남아학회장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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