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가 온다]만기 2년<3개월…예금금리 뒤집혔다
씨티銀, 1억 석달 예치땐 月 13만원…2년 예치땐 月 9만원 주는 셈
우리·KDB銀, 만기 1~2년 금리 동일
저금리 시대 목돈 굴릴 곳 마땅찮아…확정금리형 장기상품 팔수록 손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글로벌 금리 하락 흐름 속에 은행에 오랜 기간 목돈을 맡길수록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금리 공식'이 깨졌다. 만기 2년짜리 예금 이자가 만기 1년은 물론 만기 3개월 예금 이자보다 못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프리스타일예금은 만기 3개월, 6개월, 1년 예금 금리가 연 1.55%인 반면 만기 2년 예금 금리는 1.1%에 그쳤다(지난달 20일 기준). 예금자가 1억원을 3개월 예치하면 한달에 12만9000원의 이자를 지급하지만, 2년 예치하면 한달에 9만1000원의 이자를 주는 셈이다.
만기 1, 2년 예금 금리가 같은 경우도 있다.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2차는 만기 1년과 만기 2년 금리가 1.45%로 같고, KDB산업은행 KDB드림 정기예금 금리도 1.55%로 동일했다.
목돈을 장기상품(1년 이상)에 예치해도 단기상품(1년 이하)에 넣어둘 때와 비교해 이자소득에 차이가 없거나 심지어 손해까지 보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살펴보면 만기 2년 예금 금리가 만기 1년 예금 금리보다 높은 경우에도 대부분 0.05%포인트 차이였고, 많아도 0.1%포인트에 그쳤다.
일부 은행이 단기상품 금리를 장기상품 금리보다 높게 쳐주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최근 초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속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은행으로서는 확정금리형 장기상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중 석달만에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0%대로 낮아지는 제로금리 가능성까지 나온다.
시중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에서 금리 2%대 정기예금은 이미 자취를 감췄다. 한은에 따르면 금리 2%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8월 98.7%로 2017년 9월(98.1%) 이후 약 2년만에 90% 비중으로 치솟았다. 올해 1월만 해도 금리 2% 이상 정기예금 비중이 58.5%에 이르렀지만 금리가 하락, 그 비중이 불과 반년새 약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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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가 심화될수록 장단기상품 금리 차이가 줄거나 때로는 역전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최근 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목돈을 받아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예금 금리 이상의 운용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저금리로 은행, 투자자 모두 돈 굴리기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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