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삼바 분식회계 의혹' 국민연금·삼성물산 동시 압수수색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23일 실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플랜트 사업본부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 의견을 내게 된 경위 등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15년 7월 삼성 측이 제시한 합병 비율 보고서를 근거로 합병 비율의 적절성을 검토하는 데 주요 자료로 활용했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보고서를 전달받은 후 '1대 0.35' 합병 비율에 찬성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검이 2016년 11∼12월 연달아 국민연금을 압수 수색을 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부채가 2012∼2014년 회계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이 부회장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상태에서 합병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의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4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는 전 거래일보다 5.17% 내린 3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맞지만 어떤 건과 관련한 것인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