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목적 불분명…향후 사찰 대상"
북·미 협상서 '철저한 신고' 쟁점 전망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목적을 알 수 없는 위장된 지하시설 2곳이 확인됐다고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의 핵시설 신고와 검증이 더욱 주요한 쟁점 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38노스는 북한 핵무기 및 위성사진 전문가 프랭크 V.파비안과 함께 영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터널 입구와 폐기물 더미 등을 통해 이전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2개의 지하시설의 존재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2002년 4월1일 위성사진을 보면 5메가와트(MWe)급 원자로의 강 건너편에 상당한 규모의 터널복합시설이 있다. 38노스는 "이 시설은 영변 원자로 지역과 연결된 터널을 통해 방사성화학연구실과 우라늄 농축공장으로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번째 지하시설은 2005년 4월에서 2006년 4월 사이 기간쯤에 폐기된 50MWe급 원자로 지역 북동쪽에 있는 구룡강 언덕 아래에 있다. 2010년 이 언덕에서는 3개의 터널이 발견됐다. 모든 터널은 도로와 연결돼 있다. 특히 세번째 터널은 송전선과도 직접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터널 내부에 각종 장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까지 이 시설은 터널입구와 폐기물 더미, 송전선 등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었으나 2019년 위성사진에서는 나무로 완전히 위장된 것으로 확인된다.
38노스는 여전히 "이 시설의 목적은 불분명해보인다"면서도 "영변 보안구역내 위치하고 있는 점과 상당한 위장 작업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향후 북핵 조사팀의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변에 지하시설에 대한 의혹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앞서 지난 2013년 북한 핵감시 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한 탈북자는 소택산과 약산동대에 지하시설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시설의 목적에 대해 "농축 우라늄 저장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향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 핵실험장비와 자료를 숨겨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미국은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신고와 검증,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의 심장으로 불리는 영변을 제대로 검증하면 북한 전체 핵 능력을 추정하는데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