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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섬(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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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는 '천사상 미술관'이 자리한다. 지난 6월 개관한 이 미술관은 '울타리 없는 미술관'으로 유명해졌다. 선착장부터 해안도로까지 하의도 전체(34.63㎢)를 전시관 삼아 318점의 천사 조각상과 3점의 기념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우리나라의 섬들은 출신 인사의 이름을 통해 더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문재인 대통령(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이 모두 섬 출신이다.

추상화가 김환기(안좌도)도 마찬가지다. 영원한 챔피언 김일(거금도), 골프 선수 최경주(완도), 축구 감독 허정무(진도), 국수(國手) 이세돌(비금도), 가수 거미(완도)도 섬 태생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태어나 자란 섬은 각기 다른 색깔과 풍광을 품고 있다. 하지만 섬은 마냥 동경의 대상은 아니다.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대부분 열악한 환경을 감내하며 살아야 한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3339개(2017년 기준)의 섬을 지닌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도서 대국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그리스 등 천혜의 자연을 지닌 곳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흩뿌리듯 전국에 걸친 섬은 유인도 470개와 무인도 2869개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공룡 발자국 퇴적암층을 지닌 여수 사도는 '신비의 섬',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 시티로 지정된 완도 청산도는 '걷기 좋은 섬', 진도 관매도와 완도 생일도는 '풍경 좋은 섬'으로 각각 불린다. 지금은 자취를 거의 감췄지만 섬 곳곳에는 발광대 놀이(완도)와 조도 닻배노래(진도) 등 소중한 문화유산도 가득하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8일 전남 목포시에서 개최된 제1회 '섬의 날' 기념식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뒤 처음 열린 행사다. 정부는 "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아 범정부적 발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소외된 '섬사람들'의 삶에 어느 정도 실질적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섬의 가치를 재조명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런데 이런 섬은 바다 위에만 떠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은 건축가들 사이에선 '도심 속 섬'으로 불린다. 보행로와 분리돼 도로 사이에 거대한 섬처럼 고립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화문광장의 운명을 바꾸려는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조성안은 난항을 겪고 있다. 재조성안을 놓고 빚어진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에 더해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라는 시나리오까지 끼어들었다. 여론은 광장 재조성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조성으로 불거질 교통난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 여론 수렴과 속도 조절이란 정부의 입장과 역사광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서울시의 계획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섬은 모나지 않게 둥글고 여문 섬이란 말이 있다. 갈등의 골을 메울 '아름다운 섬' 같은 해법은 없을까.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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