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청와대는 9일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금융위원회 신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넘기게 되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수은 행장 출신 금융위원장이 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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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은 후보자는 2017년 9월 수은 행장에 임명됐을 당시, 노동조합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 등에 반발해 은 후보자의 출근을 저지해, 신임 행장이었던 은 후보자는 닷새 동안 출근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2년 사이에 은행장에 대한 노조의 평가는 바뀌었다. 올해 초 노조는 은 후보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노조가 행장에게 감사패를 안겨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은 후보자는 지난 2년간 수은을 어떻게 바꿨을까.

수은 한 관계자는 "은 후보자가 그동안 수은 조직 관리를 안정적으로 했다"면서 "그 배경에는 직원들과의 소통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 후보자가 그동안 수시로 타운홀 미팅을 통해 경영 현안 등에 대해 직원들과 토론을 진행했다"고 소개다. 실제로 은 후보자는 재임 기간 전직원을 대상으로 연중 수시로 타운홀 미팅이 가졌다. 이외에도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는 '피자 데이', 부서장 등을 상대로는 '비어 데이' 등을 진행해 소통의 시간을 만들었다.


보고 체계도 단순화했다. 수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다보니 형식, 절차 등에 매여 있는 게 그동안 많았는데, 은 후보자의 경우 간소화된 결제 보고 방식 등을 확대해 효율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은 후보자 재임 기간 수은은 온라인 보고를 확대하고 불필요한 문서작업 등은 줄였다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도 강화했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문제로 수은이 어려워졌다가 최근 흑자기조로 돌아왔는데, 은 후보자는 영업이익 일부를 리스크 테이킹에 쏟아부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은의 경우 경제가 어려울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견해와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한 조직이니 보다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 양쪽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올해 수은이 수익을 바탕으로 재무제표가 없더라도 수출이 성사되면 지원해주는 제도 등을 도입한 것은 업적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수은은 낮은 신용도와 부족한 담보력으로 그동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수출 초기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직전 연도 수출실적이 300만달러 이하인 수출 초기단계 신규 고객기업이더라도 ‘수출거래 안정성’과 ‘수출이행능력’ 평가를 통해 요건에 부합하면, 신용평가를 생략하고 수출계약서로 금융지원을 하는 것이다. 수은은 이와 관련해 200억원 지원을 하는 한편, 수지 상황이 개선되면 추가 확대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수은은 특별계정 등을 도입해 초위험 국가에서의 인프라 등 사업 수주 역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은 후보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 때문에 해외 수주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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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후보자는 국제금융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기획재정부 관료 시절 국제금융 쪽을 주로 상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장 내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도 국내 금융 현안에 대해 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금융 관료 출신으로 중국과 일본 등 국제적 네트워크가 좋다"면서 "한일, 한중 관계 등에서도 금융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전쟁 대외 환경이 어려운데, 경제 난국을 풀어가는데 적임자라고 청와대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료 출신 한 인사는 "은 후보자는 카리스마를 갖춘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쪽"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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