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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여성 성폭행 살인해도 무기징역, 처벌 비웃는 성범죄자들

최종수정 2019.08.05 14:37 기사입력 2019.08.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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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복역하고 나와 또 성폭행·살해
성범죄자 집행유예 판결 증가…국민법감정 온도차이
미국 등 다른 나라 성범죄자에 대해 사실상 종신형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출근길 주택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만난 이웃 여성을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문제는 이 남성의 범행 전력이다. 이 남성은 성범죄로 세 차례 실형을 선고받고 총 10년 이상 복역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남성은 △성욕이 과다하고 △사이코패스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재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전문가 판단이 있음에도 별다른 조처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살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 씨(41)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200시간, 정보공개 1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성 충동 약물치료 10년도 확정했다.


출근길 여성 성폭행 살인해도 무기징역, 처벌 비웃는 성범죄자들

10년 이상 복역 성범죄자…그날 엘리베이터서 앞에서 무슨 일 있었나

강 씨는 지난해 5월 부산 연제구 한 빌라서 술을 사러 나갔다가 출근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50대 이웃 여성 A 씨를 우연히 마주친 후, A 씨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강 씨는 이미 성범죄로 세 차례 실형을 선고받고 총 10년 이상 복역한 전력이 있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기간이 끝난 지 1년 4개월 만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3번의 성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어떻게 다시 또 나와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냐는 것이다. 또 무기징역 판결에도 비난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성폭행은 차치하더라도 사람을 살해했는데 상고까지 해서 대법원까지 간 범죄자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황당하네요" 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 세금으로 성범죄자를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인가요, 정말 분통이 터집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8년 여아 성폭행범 조두순(67)도 강간상해죄로 12년형을 선고받고 내년 12월 13일 출소할 예정이다.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이 사형이 아닌 석방된다는 소식에 석방을 막아달라는 청원도 올라오기도 했다. 성범죄자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근길 여성 성폭행 살인해도 무기징역, 처벌 비웃는 성범죄자들


영혼 파괴하는 잔혹한 성범죄…집행유예 판결 증가세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주는 끔찍한 범죄인 성범죄는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여론과 다르게 처벌 수위는 낮아 국민 법감정과 법원 판결의 온도 차이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15년∼2018년 6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은 2015년 27.43%에서 2018년 6월 기준으로 32.73%로 증가했다.


또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은 2015년 38.87%에서 2018년 6월 기준으로 40.72%로 역시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성범죄는 지속해서 증가 중이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범죄분석 중 '범죄 발생 및 검거상황'에 따르면 강간 사건은 2016년 4969건, 2017년 5073건, 지난해 5202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강제추행도 같은 기간 1만3093건, 1만4165건, 1만5773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주거침입 역시 같은 기간 1만244건, 1만1640건, 1만1830건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성폭력 피의자가 2만2968명, 2만4124명, 2만6325명 늘어난 것에 비해 구속은 2713명, 1944명, 1870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 래리 나사르(54)는 징역 175년 2100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그의  미국 체조 대표팀의 건강을 관리하면서 실상은 치료를 빙자해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사르는 이날 받은 175년형 이외에도 2017년 아동포르노 소지 혐의로 받은 60년형, 2018년 2월 125년형이 더해져 최대 360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월, 래리 나사르(54)는 징역 175년 2100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그의 미국 체조 대표팀의 건강을 관리하면서 실상은 치료를 빙자해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사르는 이날 받은 175년형 이외에도 2017년 아동포르노 소지 혐의로 받은 60년형, 2018년 2월 125년형이 더해져 최대 360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등 다른 나라 성범죄 강력 처벌…사후조처도 엄격히 집행

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성범죄에 대해서는 아예 집행유예를 허용하지 않고 있거나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성적 행동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피해자가 12세 미만인 경우의 성적 행동 및 12세 이상 16세 미만 경우의 성적 행동에는 30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 형을 내리고 있다.


2000년 부터는 투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실시해 두 차례 아동 성범죄로 유죄판결시 무조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또 1994년 뉴저지에서 7살 난 메건 칸카 양이 성폭행에 이어 살해된 뒤 성범죄자가 석방되면 자동적으로 거주지 이웃들에게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이른바 '메건법'을 2004년부터 40개 주에서 시행,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를 차단하고 있다.


독일은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는 공소 시효를 20년으로, 아동 성학대는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성범죄자는 출소 후에도 경찰에 자신의 거주지를 정기적으로 통보하고, 수사 당국은 재범자에 한해 유전자(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2007년 8월 소아 성애병자인 61세의 노인이 18년 간의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지 한 달 만에 5살 어린이를 납치해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난 뒤 초강경 성범죄자 관리감독 대책이 발표됐다.


이 대책은 형기를 마친 성범죄자가 사회에 복귀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의료진 판정을 받으면 격리된 교도소 병원에서 계속 수용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3세 이하 여아에게 성폭행을 저지르면 무기징역을, 성추행을 강요했을 때도 무기징역에 처한다. 성관계 장면을 16세 이하 어린이에게 강제로 보인 경우 10년형을 선고한다.


일본과 스위스는 사회격리, 뉴질랜드는 위성추적장치로 위치를 감시한다. 특히 일본은 2017년 형법 개정을 통해 강간죄를 '강제성교죄'로 이름을 바꾸고 처벌을 강화했다. 형량은 징역 3년 이상에서 징역 5년 이상으로 올렸다.


전문가는 흉포화되는 성범죄에 맞는 처벌 수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강력범죄는 줄었지만, 성범죄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맞는 적절한 처벌 수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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