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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일본식 한자가 몇 개 들어갔을까?

최종수정 2019.08.05 09:52 기사입력 2019.08.0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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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만든 '공화국' 피하고자 쓴 '민국'...정치용어 대부분 일본식
취소, 식사, 색안경, 유모차 등 생활용어 셀 수 없어...순화 노력 필요

해방 이후 1948년 7월 공포됐던 제헌헌법 사본의 모습. 붉은색 밑줄로 표시한 부분이 헌법 제1조 1항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부분이다.(사진=국가기록원 홈페이지/www.archives.go.kr)

해방 이후 1948년 7월 공포됐던 제헌헌법 사본의 모습. 붉은색 밑줄로 표시한 부분이 헌법 제1조 1항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부분이다.(사진=국가기록원 홈페이지/www.archives.go.kr)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리나라 헌법 제1조 1항인 "대한민국(大韓民國)은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이다"란 말에 들어간 일본식 한자어는 모두 몇 개일까?


이 문장은 한국의 국체를 상징하는 말처럼 쓰이지만, 이 짧은 문장에도 일본식 한자는 어김없이 들어가 있다. 바로 '민주(民主)'와 '공화국(共和國)'이다. 그나마 대한민국의 '민국(民國)'은 영어 'Republic'의 일본식 번역어인 '공화국'이란 용어사용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만든 '민국'이란 단어를 수용한 것이다. 대만의 공식명칭인 '중화민국(中華民國)' 역시 같은 이유로 민국이란 단어가 들어갔다.


전국적 반일운동이 거세져 일본식 한자어를 없애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곳곳에 뿌리내린 일본식 한자어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강원도 영월군이 자치법규서 퇴치하겠다 밝힌 '행선지(行先地)'를 비롯, 경기도교육청이 변경을 추진 중인 '수학여행(修學旅行)' 등 일본식 한자어들을 순화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인 '취소(取消)' 역시 일본식 한자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취소의 순화어는 '무르다'의 명사형인 '무름'이다.(사진=아시아경제DB)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인 '취소(取消)' 역시 일본식 한자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취소의 순화어는 '무르다'의 명사형인 '무름'이다.(사진=아시아경제DB)



이러한 노력 속에 워낙 오랜기간 쓰여 일본식 한자어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단어들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살펴본 민주, 공화국은 물론 공산권에서 특히 많이 사용하는 '인민(人民)' 역시 정치적 개념의 'People'을 번역해오는 과정에서 메이지 일본이 만든 말로 알려져있다. 공화국의 경우에는 일본인들이 중국 고전에서 차용해온 '공화(共和)'라는 단어로 만든 말로 중국에서도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순화어를 만들고자 노력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법조문의 경우에는 오랜 개정 노력에도 일본식 한자어의 양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세기 동아시아 최초의 근대식 헌법으로 알려진 일본제국 헌법이 1889년 만들어진 이후 1899년 대한제국의 헌법인 '대한국국제(大韓國國制)', 1908년 청나라의 헌법인 '흠정헌법대강(欽定憲法大綱)'에 모두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제국 헌법은 1882년 조선침략의 원흉으로 알려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메이지 정부의 명령에 따라 독일로 건너가 독일계 입헌주의를 조사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일본식 한자어도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 컴퓨터를 할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인 '취소(取消)' 역시 대표적인 일본식 한자어다. 영어 'Cancel'의 번역어로 등장한 취소의 경우, 순화어로 순우리말인 '무름'이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는 돼있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돼 일본식 한자어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편견을 의미하는 뜻으로 쓰이는 '색안경(色眼鏡)', 끼니를 뜻하는 '식사(食事)',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유모차(乳母車) 등 앞으로 순화해야할 단어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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