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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방사포 쐈다" 발표에도 軍 "탄도미사일 추정" 입장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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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 가져"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분석 중"이라며 침묵
北 이날 사진 공개 안해…신뢰 힘들단 지적도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5월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300mm 방사포 앞에 김 위원장이 서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5월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300mm 방사포 앞에 김 위원장이 서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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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이 지난달 31일 쏜 발사체를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발표하면서 '탄도미사일'이라고 추정했던 우리 군의 초기 판단이 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발표가 맞다면 한미 정보당국이 탐지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초기분석 실패 논란에 대해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기존입장을 유지했다.


북한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달 31일의 발사체 실험은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이라고 주장했다. 방사포는 다연장 로켓으로, 여러 개의 발사관을 장착해 동시에 포탄을 퍼붓는 방식이다.

방사포는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보다 탄두 중량이 적고 사거리가 짧지만 한 지역에 수십 발을 동시에 쏟아 부어 타격지점 주변을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이 과거 남한과 갈등을 겪을 때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며 언급한 무기도 방사포다.


합참은 전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지난번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기종이라는 가능성을 두고 분석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방사포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 같은 합참 발표와 상반되는 입장을 내면서 우리 군 당국이 오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300㎜ 방사포의 경우 사거리나 궤적이 탄도미사일과 비슷해 명확히 구별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300㎜ 방사포는 최대 비행거리가 200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날 발사체는 250㎞ 이상 날아간 것도 군이 탄도미사일로 판단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성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안보정세센터장은 "방사포나 탄도미사일 모두 같은 궤적을 그리기 때문에 착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이 (한미 군당국의) 정보력 한계나 허점을 드러내서 자중지란을 일으키게 할 목적으로 이날 대구경방사포라고 공개했을 수 있다"며 "자기들이 새로 개발한 무기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달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미사일 발사 순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달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미사일 발사 순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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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이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사진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만큼 이런 주장을 완전히 신뢰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북한 매체들은 미사일 발사 다음날 사진을 공개하지만 이날 노동신문과 민주조선, 조선중앙TV 등은 시험사격 소식을 전하면서도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대구경조종방사포가 사진을 공개할 정도로 성능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한미 정보당국은 (전날 북한 발사체가) 새로운 형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방사포'라고 공개했음에도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김 실장은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이 함께 정밀 분석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데이브 크레이트 미국 전략사령부 부사령관은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미사일 역량이 반영됐지만, 특별히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31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기 때문에 북미 간 했던 약속을 위반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북한의 도발 수위를 낮게 평가하면서 향후 북ㆍ미간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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